KBS, 광복절 '나비부인' 방송 사과… "제작진 불찰, 책임 물을 것"

[Dispatch=송수민기자] KBS가 광복절에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KBS는 15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공연 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과 관련해 시청자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KBS-1TV는 15일 0시 'KBS 중계석'을 방송했다. 지난 6월 29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오페라 '나비부인' 녹화본이 송출됐다.

'나비부인'은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공연이다.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자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다.

'나비부인' 공연에서 출연자들은 일본 전통 복식 기모노를 입고 무대에 등장한다. 특히 결혼식 장면에서는 일본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된다.

방송 직후 KBS 시청자 청원게시판에는 항의글이 올라왔다. "광복절에 기미가요 트는 공영방송", "수신료가 아깝다" 등 비판의 목소리가 폭주했다.

이에 KBS 측은 "당초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다"며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끝으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KBS 공식입장 전문>

먼저, 공연 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인 <KBS 중계석> 프로그램과 관련해,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를 드립니다.

오페라 <나비부인>은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작품으로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자의 비극적 사랑을 그리고 있는데,

극중 주인공 남녀의 결혼식 장면에서 미국국가와 일본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됩니다.

당초 6월 29일에 공연이 녹화되었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습니다.

바뀐 일정을 고려하여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관련해서 오늘 밤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