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거듭’ 카카오그룹株… 소액주주 33만명 짐 쌌다

카카오 주가 올해 들어 32%↓
카카오페이는 올해 주가 반토막
오너 사법 리스크에 개인정보유출 논란까지
그룹 이슈에 주가 부진… 소액주주 대거 이탈

최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기소 된 데 이어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에 개인신용정보를 고객 동의 없이 넘겼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카카오 그룹주 주가가 속절없이 내리고 있다. 이에 주가 반등을 기다리던 소액주주 33만명은 카카오그룹을 떠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의 모습. /뉴스1

15일 카카오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소액주주는 지난 6월 말 기준 178만9654명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총발행 주식의 61.99%를 소액주주들이 보유 중이다. 소액주주는 지난해 6월 199만9126명에서 10.48%(20만9472명) 줄어들었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에서도 소액주주 이탈은 계속됐다. 같은 시기 카카오뱅크 소액주주는 73만3984명에서 63만2541명으로 13.82%(10만1443명) 감소했고, 카카오페이 소액주주는 1만7625명(29만6541명→27만8916명) 줄었다.

카카오그룹에서 이탈한 소액주주는 총 32만8540명이다. 소액주주 수를 밝히지 않은 카카오게임즈의 현황까지 감안한다면 빠져나간 주주들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주 전반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오너 ‘사법 리스크’와 카카오페이의 개인신용정보 유출 논란 등 그룹사 전반에 악재가 거듭되면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13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5∼7월 카카오페이의 해외결제 부문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카카오페이가 해외결제를 이용하지 않은 고객까지 포함한 전체 가입 고객의 개인신용정보를 고객 동의 없이 제3자인 알리페이에 제공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2018년 4월부터 매일 1차례에 걸쳐 누적 4045만명의 카카오계정 아이디(ID)와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카카오페이 가입내역, 카카오페이 거래내역(잔고, 충전, 출금, 결제, 송금 등) 등 542억건의 개인신용정보를 알리페이에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7월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달 8일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으로 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작년 2월 16∼17일, 27∼28일 등 총 4일에 걸쳐 에스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에스엠 주가를 공개매수가 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겹악재에 카카오 주가는 이달 들어 14일까지 6.12% 하락했다. 카카오페이는 13.90% 급락했다. 그 외 카카오게임즈도 4.61% 하락했고, 카카오뱅크만 1.40% 올랐다.

기간을 늘리면 주가 부진 흐름은 더 뚜렷하다. 올해 들어 카카오는 32.23%,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31.14%, 23.86%씩 하락했다. 카카오페이는 51.12% 급락해 연초 대비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주가 반등이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는 카카오게임즈, 에스엠, 픽코마 등 콘텐츠 자회사들의 부진이 컸다”며 “하반기에도 광고, 커머스, 뮤직, 스토리, 인공지능(AI) 사업 모두 이익 성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남 연구원은 “거버넌스 우려 해소,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주주환원 확대 등이 이뤄져야 반등 신호가 나올 것”이라며 카카오 목표 주가를 6만2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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