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마스 없이 휴전 협상…"중재국과 개별 회동할 듯"
수석 대표는 도하 도착…분위기 보고 중재국과 협의할 듯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가자전쟁 휴전협상에 끝내 불참한다. 대신 휴전 중재국들과 개별적으로 회동할 것이란 전언이 흘러나온다. 개별 협상이라도 극적으로 타결돼 중동이 이란발(發) 확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14일 로이터 통신에 추가 휴전 협상은 10개월 넘게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강행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시간만 더 벌어줄 뿐이라며 이번 협상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흐리는 "새로운 협상에 나서는 건 점령군이 새로운 조건을 내세우고 협상을 미로에 빠뜨려 더 많은 학살을 자행할 수 있게 해준다"고 비판했다. 하마스는 지난 11일에도 성명을 통해 '시간 끌기식 협상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추가 협상 대신 이스라엘을 향해 기존에 논의됐던 '3단계 휴전안'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하마스의 불참으로 15일 도하에선 휴전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중재국 미국·카타르·이집트 측 대표단만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됐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다비드 바르네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압바스 카멜 이집트 정보국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이번 협상이 곧 결렬 수순을 밟는 것은 아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14일 로이터에 "하마스는 중재국들이 이스라엘로부터 진지한 반응을 갖고 돌아오기를 희망한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15일 회담 이후 중재국 대표단과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도하에는 그간 휴전 협상에서 하마스 측 수석 대표로 참여했던 칼릴 알하야 하마스 대변인이 머물고 있다.
하마스가 거론한 '3단계 휴전안'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백악관 연설에서 제안한 것으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구밀집 지역에서 철수하면 6주간 휴전에 돌입하면 하마스 피랍 인질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일부를 맞교환하는(1단계)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휴전을 영구적으로 연장해 모든 하마스 피랍 인질을 석방하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뒤(2단계) △폐허로 돌변한 가자지구를 재건하고 사망 인질 유해를 유가족에게 인도하는(3단계) 과정으로 이어진다. 바이든표 휴전안은 지난 6월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채택됐고, 이를 토대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달 자신들의 제안을 담은 수정안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던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숙소에서 피살되자 급물살을 탔던 휴전 협상은 또다시 중단됐다. 이에 미국, 이집트, 카타르 3개국 정상은 지난 8일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고 이튿날 이스라엘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재개 발판이 마련됐다.
지난 1월 시작된 휴전 협상은 이처럼 재개와 결렬을 반복했지만, 이번에는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보복 예고와 맞물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협상 성과가 중요해졌다. 이란은 초대 손님이 안방에서 피살되자 이를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보고 군사적 보복을 천명했지만 보름 넘게 실행을 미뤄왔다. 이를 두고 서방의 설득을 받은 이란이 가자전쟁 휴전이 성사되면 이를 명분으로 보복 계획을 폐기할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7일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동 확전을 막고 싶다면 서방이 먼저 이스라엘을 상대로 가자전쟁 휴전을 촉구하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3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암 치료 프로젝트 행사에서 '가자전쟁 휴전이 이란의 보복을 막을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예상한다" 외교적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약속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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