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한 일본 총괄공사 초치…일본 방위상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항의

정희완 기자 2024. 8. 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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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상 참배는 2021년 8월 이후 처음
기시다 총리 등 고위 관료 공물료 봉납·참배
외교부 대변인 논평 “깊은 실망과 유감”
국방부도 일본 방위주재관 초치해 항의
2023년 8월15일 2차 세계대전 당시 군복을 입고 욱일기를 든 사람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기 위해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정부가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15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 등 일본의 고위급 인사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료를 내거나 참배한 것을 두고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특히 일본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자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내고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라며 “이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이번 논평은 예년의 대응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 논평과 별도로 김상훈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주한 일본대사관 미바에 다이스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항의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기하라 방위상이 포함된 데 따른 것이다. 외교부는 “정부는 일본의 방위안보 책임자는 기하라 방위상의 참배라는 시대착오적인 행위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라며 “이는 외국의 침략을 당했던 아픈 역사를 가진 주변국의 이해를 결코 얻을 수 없는 사안임을 명확히 전달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라고 재차 말했다.

국방부도 기하라 방위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주한 일본대사관 타케다 요헤이 방위주재관을 초치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타케다 주자관에게 “일본 방위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한·일 양국이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노력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서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봉납했다. 기하라 방위상,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 등은 직접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일본 패전일 현직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2020년 이후 5년 연속 이어졌다.

특히 현직 방위상이 패전일 전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202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한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주한 일본 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한 바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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