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라" "착잡하다" 둘로 쪼개진 천안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

야당 국회의원, 범시민단체 김형석 관장 사퇴 촉구 집회
같은 시간 천안시 단독 개최 광복절 경축식 열려
김형석 관장 및 주요 인사 대거 불참 ‘조촐한 경축식’

[천안=뉴시스]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천안시 단독 주최로 독립기념관 겨레의집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천안시 제공) 2024.8.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천안·아산=뉴시스]박우경 기자 = 광복절 79주년인 15일 독립기념관 겨레의집에 조촐한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다.

충남 천안시가 37년간 열린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의 명맥을 잇겠다며 급히 매무새를 다듬었지만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독립운동단체, 야당 주요 인사들이 불참하며 반쪽짜리 행사로 남았다.

15일 오전 독립기념관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광복절 경축식과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사퇴 요구 집회가 동시에 열리면서다.

오전 10시 독립기념관 입구 분수광장에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자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야당과 범시민단체로 구성된 500여명은 33도 폭염 속에서 진땀을 흘리며 퇴진을 요구했다.

[천안=뉴시스] 박우경 기자 =광복절 79주년을 맞는 15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에 역사관 논란을 빚는 김형석 신임 관장의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천안 아산 국회의원 5인과 민족문제연구소,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철회 범시민대책위원회’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2024.8.15. spacedust1@newsis.com

같은 시각 독립기념관 겨레의집에서는 천안시가 단독 주최한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광복회 천안시지회장, 노인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광복절 경축식에는 독립기념관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김완태 광복회 충남지부장을 포함한 보훈단체장, 6·25참전 유공자회 등이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이날 천안과 인근 아산 지역구 국회의원 5인은 관장 사퇴 촉구 집회에 참여하며 불참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도 서울 정부 주최 광복절 행사 참여했다. 민병달 독립기념관 사무처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은 1987년 8월 15일 독립기념관 개관 이후 37년간 이어져왔다.

하지만 역사관 논란을 빚는 김형석 관장의 취임 후 광복절 경축식이 취소되자 천안시가 자체 행사를 열기에 이르렀다.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은 이날 경축식에서 “우리 천안시에는 유관순 열사,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을 네 번이나 지내신 석오 이동녕 선생 등 많은 독립유공자가 우리 고장에서 배출됐다”며 “이러한 점에서 미루어 봤을 때 독립기념관이 우리 천안시에 위치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천안시장인 저는 매우 착잡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광복절의 의미와 정통성, 우리 시의 역사적 배경 등을 고려해 기념식을 거행했으니 여러분들의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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