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광복절 기념식…광복회장 "피로 쓴 역사 못 덮어"

한류경 기자 2024. 8. 1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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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이 제79주년 8·15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친일 뉴라이트 인사'라며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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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를 포함한 독립운동단체들이 광복절인 오늘(15일) 정부가 주최하는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입니다.

광복절 행사가 이처럼 둘로 쪼개진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먼저 자체 기념식을 연 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밝히며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 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자체 기념식을 열게 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우리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줘야 했다"며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장은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며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비판한 겁니다.

그러면서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 없다"며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회장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주장이 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건국절인가"라며 "건국절을 만들면 얻은 건 단 하나,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어주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실로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며 "바로 일제강점을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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