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기미가요 튼 ‘KBS 중계석’, 결국 사과 “진상 조사”

제79주년 광복절 당일인 15일에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삽입된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한 KBS가 사과했다.

이날 KBS는 “공연 예술 녹화 중계프로그램인 ‘KBS 중계석’과 관련해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새벽 ‘KBS 중계석’에는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나비부인’을 방송했다.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가 작곡한 ‘나비부인’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게이샤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해당 오페라는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하고,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는 등 왜색이 짙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남녀 주인공의 결혼식 장면에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흘러나온다.

시청자들은 하필 광복절 당일에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오페라를 방송했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KBS 시청자 청원센터 등에도 “광복절에 방송하기 적절치 않다”는 내용의 항의글이 10건 이상 게재됐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당초 6월 29일에 공연이 녹화되었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면서 “바뀐 일정을 고려하여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이날 밤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