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광복절 경축식…박찬대 "잘못된 통치 이념으로 국민 편가르기"

제79주년 8·15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박찬대(앞줄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친일 뉴라이트 인사'라면서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에 반쪽으로 치러졌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15일 정부 주최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고 독립운동단체가 개최하는 기념식에 참석했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친일·반민족 행보'를 멈추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등 야권 인사 100여명은 이날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가 별도로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연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기념식에 앞서 발표한 '친일반민족 윤석열 규탄성명'에서 '윤석열 정권 역사 쿠데타 저지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리고 선열의 독립 정신을 되새겨야 하는 광복절이지만 올해는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다"며 "윤 정권이 자행 중인 역사 쿠데타로 독립투쟁의 역사가 부정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직무대행은 "역사의 시곗바늘이 해방 이전으로 퇴행했다. 이 정권은 임기 내내 굴종적인 일본 퍼주기와 독립 역사 지우기를 강행했다"며 "오므라이스 한 그릇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팔아넘겼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 일본군 위안부, 사도광산 문제까지 일본이 원하는 모든 것을 내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디 이뿐인가. 윤 정권은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흉상 철거를 시도하고 대한민국의 역사 정통성을 수호하는 핵심 기관 곳곳에 친일 뉴라이트를 이중, 삼중으로 심어놨다"며 "심지어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친일 반민족 행위를 옹호한 김형석 씨를 독립기념관장에 앉히는 만행도 저질렀다"고 직격했다.

박 직무대행은 "우리 역사에 일찍이 이처럼 파렴치한 친일 매국 정권은 없었다. 역대 최악의 반민족·반역사적 정권 아닌가"라며 "이런 정권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자격이 있냐. 이곳에 누워계신 순국선열들의 통곡 소리가 가슴을 후비는 것 같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당력을 총동원해 일본 퍼주기 외교를 저지하고 독립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며 "당내에 윤석열 정권 역사 쿠데타 저지 TF를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기념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본인에 대한 인식을 전혀 못 하는 것 같다"며 "국민을 통합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에 기초해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데 아직도 통치 이념을 잘못된 이념에만 국한하며 철저하게 편가르고 있지 않냐"고 쏘아붙였다. 박 직무대행은 특히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애국보수단체들도 이렇게까지 반대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인식이 지금 전혀 없다"며 "이렇게 국민을 분열시키고 역사의식을 갖지 못한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도 가세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친일파 조상의 재산으로 호의호식하던 자들이 정부와 학계 요직을 꿰찼다"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인가 아니면 조선총독부 제10대 총독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조 대표는 "나라를 손수 내어주기 위해 '경술국치조약'에 서명한 매국노의 망령이 해방의 아름다운 들판에 바랭이, 쇠비름, 물피 같은 잡초로 번지고 있다"며 "(김 관장은) 역사적 판명이 끝난 친일파에 대해 공이 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하던데 어불성설이다. 우리가 재조명하고 더 들여다봐야 할 것은 친일파의 흔적기관 같은 알량한 공적이 아닌 이름 없이 스러져간 애국 독립지사들이 피 흘려 쓴 위국헌신의 역사뿐"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되찾은 애국의 들에서 밀정 쭉정이들을 모두 도리깨질하겠다. 역사의 돌풍으로 제 나라, 일본을 향해 불어 날리겠다"며 "그제야 찬란한 우리의 들에 민족정기를 품은 희망의 볍씨를 틔워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