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반쪽짜리 광복절…광복회 “친일사관 뿌리 뽑아야” 

허인회 기자 2024. 8. 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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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광복절이 두 동강 났다.

독립운동단체들이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기 위해 정부 주최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의 기념식을 개최하면서다.

광복절 행사가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주최 기념식으로 쪼개진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 등 56개 독립운동단체연합은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자체 광복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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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 “역사적 퇴행·훼손,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독립운동 폄훼하고 건국절 들먹이는 이들이 보수 참칭”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제79주년 8·15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기념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79주년 광복절이 두 동강 났다. 독립운동단체들이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기 위해 정부 주최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의 기념식을 개최하면서다. 광복절 행사가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주최 기념식으로 쪼개진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 등 56개 독립운동단체연합은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자체 광복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광복절에 독립운동단체 기념식이 따로 열린 것은 1965년 광복회가 창설된 이래 최초다.

이날 열린 자체 광복절 기념식엔 광복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관련 기념사업회 및 단체 회원 등 450여명이 자리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 야권 인사 100여 명도 참석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 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며 "독립운동가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자체 기념식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주어야 했다"며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면서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김형석 관장 임명을 비판했다.

그는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며 "망령처럼 살아나는 친일사관을 뿌리 뽑아야 한다.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건국절을 들먹이는 이들이 보수를 참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마디만 더 하겠다. 제가 내년에 90살로 이승만 대통령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역사를 봐 왔다. 긴 역사 속에서 역사는 권력의 편이 아닌 정의의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정치권을 향해선 "역사는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는 동력이 돼야 한다"며 "분열과 대립의 빌미를 역사에서 찾지 마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소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정부 공식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부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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