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통화하고 육영수 여사 묘역 참배···윤 대통령, 보수 결집 행보만 계속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15일 서거 50주기인 육영수 여사의 묘역을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통화해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와 만찬을 하고, 광복절을 맞아 여권 인사를 대규모 사면하는 등 보수층 결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 부부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육 여사 묘역을 찾았다고 밝혔다. 육 여사 서거 50주기 추도식과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정부 광복절 경축식은 같은 시간에 열렸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식 참석을 위해 먼저 육 여사 묘역을 찾아간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육 여사 묘소 앞에서 유족인 박지만 EG 회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헌화·분향했다. 정 대변인은 윤 대통령 부부가 “묵념으로 어려운 분들과 어린이 등 이웃들을 세심히 챙기던 육영수 여사를 추도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묘소를 둘러본 뒤 박 회장에게 “육 여사님이 돌아가신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말했고, 김 여사는 박 회장 가족의 안부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는 “국민들의 어진 어머니 역할을 해주신 육 여사님을 우리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참배에는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등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 참모진이 전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는 박 전 대통령에게 전화해 “허리통증과 건강이 어떠시냐”고 물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통원 치료 중이고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부부가 박 전 대통령 어머니인 육 여사 묘역을 참배한다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본인이 육 여사 생가가 있는 옥천에 방문하느라 서울 묘역에 함께하지 못한다며 미안함도 전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육 여사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오랫동안 대화했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통화를 마치며 “박 대통령님이 늘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더위가 가시고 나면 서울 올라오실 때 관저에 오셔서 식사하며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게 꾸준히 손을 내밀며 보수 지지층 결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이 전 대통령 부부를 용산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체코 원전 수주의 공 일부를 이 전 대통령에게 돌리기도 했다. 지난 13일 발표한 광복절 사면·복권 대상자에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을 일으켜 유죄를 받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국정농단 사건의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을 포함시켰다. 총선 이후 낮아진 지지율을 방어하기 위해 보수 지지층 다지기에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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