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 ‘일본’ 사라져···이상하고 기괴해”
유승민 전 의원이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지난해 광복절에 이어 오늘도 대통령의 경축사에서 일본이 사라졌다”며 “참으로 이상하고 기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읽으며 윤 대통령에게 오늘이 어떤 날인지, 광복은 어떤 의미인지 의문이 든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365일 중 오늘만큼은 분명 통한의 역사를 기억하고 침략자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고 일본의 반성을 촉구해야만 하는 날”이라며 “이건 보수와 진보, 좌와 우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광복절에 해야 할 역사의 경건한 의식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경축사에는 ‘일본’이 없다. ‘일제의 패망’이란 말이 딱 한번 등장한다”며 “통일을 말하기 전에 35년간 일본의 식민 지배 시절 우리 민족이 당했던 고난의 역사를 말하고 일본의 죄를 말해야만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광복후 분단과 전쟁의 참사를 겪은 것도, 그래서 오늘 대통령이 통일을 말하게 된 것도, 일본에게 이 나라의 주권을 강탈당한 피지배의 역사 때문임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강제징용, 위안부, 홍범도 흉상, 사도광산 등 윤석열 정권 들어 역사가 흔들리고 있다”며 “미국 대선판에 등장한 ‘weird(기이한)’란 단어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라고 했다.
그는 SNS에 올린 다른 글에서는 “광복절의 정쟁과 분열에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하나로 뭉쳐야 할 이 광복절에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독립 영웅들의 영전에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과거에 대한 보복과 청산을 위함이 아니다”라며 “다시는 통한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우리 힘으로 나라를 지키려는 스스로의 의지와 역량을 다지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일제의 침략, 강탈, 폭압의 역사를 기억조차 못한다면, 진정한 ‘대한 독립’을 어떻게 지킬 수 있겠나”라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선조들의 넋을 기린다”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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