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푸시하고 건드려줘야” KIA 29세 수비왕의 남다른 기질? 알고 보면 이것이 1위…특별한 리드오프[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건드려 주는 걸 좀 좋아해서…”
KIA 타이거즈 ‘수비왕’ 박찬호(29)는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득점권타율 0.333으로 리그 11위, 팀에서 1위다. 득점권타율은 통상적으로 중심타선에 들어가는 타자들이 강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배터리의 견제도 많이 받고, 득점권 표본도 많아서 좋은 수치를 갖기 쉽지 않다.
득점권타율이 꼭 좋은 클러치타자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통상적으로 득점권타율은 결국 타율로 수렴한다. 그럼에도 이 기록이 좋은 타자들은 그만큼 득점이 필요할 때 집중력을 잘 발휘했다는 의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박찬호는 올 시즌 103경기서 395타수 119안타 타율 0.301 2홈런 41타점 62득점 15도루 출루율 0.353 장타율 0.367 OPS 0.720이다.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결승 1타점 2루타를 터트렸고, 14일 키움전서도 1안타를 날렸다. 단, 이날 4회에 득점권 찬스가 있었으나 놓쳤다.
최근 박찬호는 리드오프로 복귀했다. 주전 리드오프로 뛰다 언젠가부터 9번 타순에 들어가는 날이 많았다. 수비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에게 타석에서까지 큰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타격의 기복이 심한 스타일이라 1번보다 9번이 어울린다고 보기도 했다.
그런데 최형우가 내복사근 부상으로 빠지면서 리드오프로 잘 하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5번으로 옮겼다. 자연스럽게 박찬호가 다시 리드오프로 나간다. 리드오프를 하면서도 득점권에 강한 강점을 이어가니, KIA로선 좋은 일이다. 리드오프도 1회만 아니면, 경기흐름에 맞는 타격을 해야 한다.
그런 박찬호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요령이 있다는 게 이범호 감독 설명이다. 활발한 성격의 박찬호는, 소위 말해 ‘건드려 줘야’ 더 좋은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건드린다는 의미는 자신감을 준다는 뜻보다, ‘자극’에 가까운 듯하다.
이범호 감독은 “찬호가 성격이 약간 좀, 그런(득점권) 상황을 즐긴다. 그런데 그냥 내버려 두면 그냥 ‘예, 예’하는 스타일인데, 자꾸 건드려주면, 그 건드려주는 걸 좀 좋아해서 자꾸 하려는 성격이다. 그래서 찬호에겐 조금 더 푸시를 하고, 건드려주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 코치 생활을 오래했다. KIA 모든 선수의 성격을 잘 안다. 이른바 맞춤형 핸들링(?)인 셈이다. 여하튼 박찬호가 좋은 활약을 해주면, 결과적으로 KIA 타선의 득점력이 강화되고 최형우의 공백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찬호가 잘 출루해주고, 중요한 상황서 쳐주면 우리의 득점루트가 굉장히 많아지는 것이다. 수비도 잘 해주고 있다. 이닝 수도 경기 수도 많은데 타석에서도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올 시즌 끝날 때까지 컨디션을 잘 유지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선 강력한 유격수 골든글러브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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