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벽화 복원 망쳤던 신도…10년 지나 관광국장·저작권 수입

정철순 기자 2024. 8. 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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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예수 벽화를 복원하면서 예수 모습을 원숭이로 바꿔놓아 세계적으로 파문이 확산됐던 스페인의 한 성당이 이후 관광객 몰이를 했고, 해당 그림을 그렸던 세실리아 히메네스(93) 씨는 관광국장에 취임하고 관광 상품으로 인한 수입도 얻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스페인 사라고사주 캄포 데 보르하 지방의 미제리코르디아 성당 측은 100년이 넘은 예수 벽화를 복원하면서 전문가가 아닌 독실한 신도였던 세실리아에게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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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케 호모’ 복원 전후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2012년 예수 벽화를 복원하면서 예수 모습을 원숭이로 바꿔놓아 세계적으로 파문이 확산됐던 스페인의 한 성당이 이후 관광객 몰이를 했고, 해당 그림을 그렸던 세실리아 히메네스(93) 씨는 관광국장에 취임하고 관광 상품으로 인한 수입도 얻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선 재복원이 가능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지만, 이전의 인기를 얻기 힘든 탓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일본 인터넷 매체 데일리신쵸는 과거에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뉴스의 주역을 소개하는 코너를 통해 2012년 스페인에서 예수 벽화 ‘에케 호모’ 복원을 망쳤던 성당 신도 세실리아의 이야기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스페인 사라고사주 캄포 데 보르하 지방의 미제리코르디아 성당 측은 100년이 넘은 예수 벽화를 복원하면서 전문가가 아닌 독실한 신도였던 세실리아에게 맡겼다. 아마추어 복원 사업가였던 세실리아는 직접 벽화를 복원하기로 하고 노력을 기울였지만, 예수의 모습은 없고 원작과는 딴판인 원숭이 그림이 나왔다. 당시 영국의 BBC와 미국의 CNN 등 전 세계 언론이 해당 사실을 다루며 ‘역사상 최악의 복원’·‘원숭이 모습으로 복원된 예수’ 등 혹평을 내놨다. 세실리아는 평소 지인들에게 “인생의 즐거움은 성당 미사와 그림 그리기뿐”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앙에 진심이었고, 그림 그리기 취미가 깊었다.

복원 사건 이후 세계적 반응은 혹평과 다르게 진행됐다. 전 세계에서 해당 벽화를 보기 위해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인구 5000명 정도의 시골이었던 마을에는 소동 직후 불과 4개월 만에 4만 6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이후에도 관광객 발길은 끊이지 않아 최근까지 100개 국 관광객 30만 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실리아는 복원 직후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사과했지만, 관광 인파 덕에 현지 관광국장에 올랐다. 이후 교회 측과 관련 상품 출시를 계약하며 수입의 49%를 받기도 했다. 데일리신쵸에 따르면 그는 80대 나이에 벽화 복원에 나섰고, 93세가 된 현재는 치매를 앓으며 가족과 지내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복원 작업 당시 세실리아는 습한 교회에서 유화로 작업을 하며 2주간 휴가를 떠났는데, 이후 그림이 엉망이 됐다.

현지 전문가들은 2012년 소동 직후에는 “재복원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2022년 재평가에선 ‘복원 가능’ 평가를 냈다. 하지만 그림이 원상태로 복원되면 이전과 같은 인기는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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