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상영되는 ‘사랑 영화’…변산에 석양 지면 ‘부안 무빙’ 뜬다

조유빈 기자 2024. 8. 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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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은 《가려진 시간》…엄태화 감독·배우 신은수 참석
‘명장면으로 보는 한국 영화 걸작선’…《변산》 박정민과 토크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전북 부안 변산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변산 비치 시네마의 포스터 ⓒ 부안 무빙 제공

석양이 비치는 해변에서 '사랑'을 테마로 한 영화들이 상영된다. 지난해 전북 부안군 변산해수욕장을 영화로 물들였던 국내 최초의 팝업 영화제,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이 1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제 2회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이 '변산 비치 시네마'라는 이름으로 15일부터 17일까지 변산해수욕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총 3편의 영화와 다양한 기획전으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개막작은 《가려진 시간》(2016)이다. 이날 오후 6시30분 개막식과 함께 상영한다. 지난해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사랑 받은 엄태화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강동원과 신은수가 주연을 맡았다. 친구들과 함께 산에 갔다가 다음날 혼자 구조된 소녀와, 며칠 후 훌쩍 자란 모습으로 나타난 소년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에서 강동원은 소년의 순수함을 간직한 채 어른이 돼 버린 '어른 아이'를 연기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신예였던 신은수는 무려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돼 영화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영화 상영 후에는 엄태화 감독과 신은수가 무대에 올라 영화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는 16일 오후 7시에는 이병헌과 수애가 주연을 맡은 《그해 여름》(2006)이 여름 바다를 배경으로 상영된다. 《그해 여름》은 한평생 한 여자만을 그리워하는 남자와 행복한 여름날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여자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다.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데뷔작으로도 알려져 있다. 조근식 감독과 이화정 영화 저널리스트가 영화를 다시 들여다본다.

변산 비치 시네마 일정 ⓒ부안 무빙 제공

해변을 찾은 가족 단위 관객들을 맞이하는 영화도 있다. 애니메이션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2019)은 오는 16일 오후 4시 관객과 만난다.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은 전설 속 보물을 찾아 뽀로로와 친구들이 신비의 섬으로 떠나는 보물찾기 어드벤처다. 아이들과 특별한 추억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도록, 캐릭터 뽀로로와 함께하는 '변산 비치 포토존'도 마련된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의미있는 필름 토크가 이어진다. 17일 오후 3시에는 '명장면으로 보는 한국 영화 걸작선' 필름 토크가 워케이션센터에서 열린다.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 원장, 영화 《변산》으로 변산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배우 박정민,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가 한국 영화의 빛나는 순간들을 돌아본다.

박정민이 연출한 단편 영화 《반장선거》(2021)도 같은 날 오후 6시 관객을 만난다. 《반장선거》는 하드컷×왓챠 오리지널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를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라는 소재를 통해, 권력의 허상과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된다. 야외 상영 후에는 박정민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17일 오후 7시, '변산 비치 시네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은 한국 대표 멜로 영화로 꼽히는 《파이란》(2001)이다. 막장 인생의 삼류 건달 강재에게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아내 파이란의 부고가 전해지며 시작되는, 두 사람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영화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최민식과 당시 떠오르던 중화권 스타 장백지가 주연으로 만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이 모더레이터로 참석해 송해성 감독과 함께 《파이란》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외에도 '변산 비치 시네마'의 낭만을 더하는 작품 전시와 축하 공연, 먹거리 부스 등 행사가 더해진다. 차량 이동이 어려운 서울 관객을 위해 개막식과 폐막식 날, 서울 강남과 부안을 오가는 무료 고속버스도 선착순 예약으로 운행된다.

전혜정 예술총감독은 "작년 '부안 무빙' 이후 평생 기억할 순간을 만들어줘 고맙다는 의견을 많이 받았다"며 "올해도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어 줄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니, 사랑하는 이들과 변산 바다 앞 노을로 달려오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변산 비치 시네마'는 전북 부안군이 주최하고 주관한다. 서울과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글로벌 무대에 영화, 전시·공연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소개해온 기획사 카다 크리에이티브 랩, 한국관광공사, 한국영상자료원, 포스코, 네이버 영화 콘텐츠 공식 파트너사 씨네플레이 등이 함께 한다. 부안에서 첫 삽을 뜬 팝업 시네마 무빙은 전국의 아름다운 스팟을 찾아 움직이며(moving) 해당 지역 테마에 맞는 영화(movie)를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팝업 시네마의 다음 배경은 안양, 담양,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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