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혼자다', 평양냉면 같은 이혼예능이 롱런하려면?
아이즈 ize 신윤재(칼럼니스트)

대한민국에서 연예인 또는 유명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더는 사생활에 있어 피해 나갈 곳이 없어졌다. 일상을 공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아이도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부부 사이의 사정이나 갈등도 공개해야 하고, 늦은 결혼의 경우에는 그 과정도 공개해야 한다. 이제 이혼 이후의 삶이다. TV조선 '이제 혼자다'는 이혼 이후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연예인들의 예능이다.
'이제 혼자다'는 최근 정규 편성을 확정했다. 지난 7월9일 첫 방송해 4회가 방송된 프로그램은 7월30일까지 파일럿 방송을 마쳤다.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으로 4.5%로 시작해 마지막회는 3.4%로 끝났지만 5% 언저리를 엿볼 수 있는 나름 성공적인 결과였다. 무엇보다 이혼한 연예인들의 이혼 이후를 볼 수 있다는 호기심이 많은 시청자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안방에서 리얼리티 예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이혼'이라는 키워드다. MBN의 프로그램 '돌싱글즈'는 한 번 결혼에 실패했던 이들이 모여 새로운 사랑을 피워내는 과정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고, 이는 ENA와 SBS플러스에서 방송되는 '나는 SOLO'의 '돌싱특집'으로 이어졌다. '돌싱글즈' 역시 시즌 5까지 방송되며 히트 시리즈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꼭 돌싱들의 이야기는 아니더라도 최근 TV는 이혼 위기의 가정이 넘실거린다. 매주 월요일 방송되는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부들이 등장한다. 초반 등장하는 관찰 카메라에서 이들은 계속 싸우고, 아이는 방치된다. MC로 등장하는 오은영 박사는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출연자들을 서서히 설득하고, 나중에는 나아지겠다는 다짐을 받는다.
최근 정규 편성을 확정한 JTBC의 '이혼숙려캠프' 역시 비슷한 형식이다. '결혼지옥'의 틀을 갖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은 조금 더 솔루션에 집중한다. 서장훈과 박하선, 진태현이 등장해 이혼위기의 부부를 만나 조언을 건네고, 이들이 직접 '이혼숙려캠프'라는 분리된 공간에 따로 입소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갖는다.
이렇게 하더라도 힘이 든다면 어떡할까. 결국 헤어져야 할 사람들은 헤어지고 만다. 어렵게 그리고 힘들게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과정 자체가 고통인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이제 혼자다'는 그러한 과정을 거쳐 이혼을 하고, 결국 혼자로서 다시 삶을 마주하는 사람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출연진들의 면모로 바로 화제를 모았다. 방송인 박지윤과 결혼해 최근 이혼을 선언했고, 이후에도 SNS를 통해 자주 저격글을 올렸던 방송인 최동석부터, 배우 이동건과 결혼했다 이혼한 배우 조윤희 그리고 배우 이범수와 이혼한 동시통역사 이윤진이 등장한다.
그리고 기간은 오래됐지만 배우 김보연과 역시 결혼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배우 전노민이 혼자된 지 12년 차의 모습을 보이고, 역시 2014년 이혼해 이혼 10년 차가 된 방송인 서동주도 출연한다. 이들은 이혼을 결정한 지난한 과정을 보이는 대신 혼자가 된 이후 마치 진공상태가 된 듯한 집의 모습과 그 안에서 각자의 자녀들 또는 스스로 새로운 삶을 일구는 과정을 담는다.
생각보다 자극적인 소재이긴 하지만 '이제 혼자다'가 이혼 연예인을 다루는 방식은 관조적이다. '이혼'이라는 소재를 갖고도 5%를 넘기는 시청률을 기록하지 않은 것은, 제작진 입장에서 충분한 '꺼리'가 있지만 이에 집중하지 않은 결과다. 이미 TV조선은 앞서 나이가 많이 든 연예인들의 결혼을 다루는 '조선의 사랑꾼'을 제작하면서 출연자들을 배려하며 감동을 이끄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던 전력이 있다.

출연자들은 조용히 자신의 일상을 보이고, 친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에 몰두한다. 카메라는 이들의 과정을 별말 없이 조용히 따른다. 하지만 이들의 감정이 요동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만나지 못했던 자녀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때라던가, 아이들로 하여금 결별의 이유를 질문받게 될 경우다.
이 과정에서 최동석이나 조윤희, 서동주 등이 담담하게 자신이 이혼을 결정했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비록 예능이라 따라오는 웃음의 강도는 높지 않지만 '이제 혼자다'는 대중이 이혼 연예인에 가지는 '1차원적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다.
이러한 소재의 강도를 넘어서 조금은 걱정이 되는 것이 정규 편성 이후의 관성이다. 이혼 가정의 이야기가 가지는 '가십성' 화제는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많은 육아예능이나 부부예능처럼 이 이혼예능 역시 관성에 따라 움직일 텐데, 그럴 경우 '이혼'이라는 소재가 단순히 흥미를 위해 소비될 우려다. 제작진이 얼마나 출연자의 새로운 삶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그 과정을 탐구하는 열정을 보이느냐가 결국 '이제 혼자다'의 가치를 결정할 결정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혼이란 사람 감정의 시작과 끝을 보이는 중요한 과정이라, 이 섭외에 흔쾌히 응할 연예인이 얼마나 될 것인가도 미지수다. 당장 파일럿 출연자들은 방송 이후 많은 기사와 SNS상의 댓글로 생활에 지장을 받는 과정을 겪었다. 과연 이혼이 흥미를 끄는 단순한 '미끼'로 쓰일 것인지, 삶의 한 단계를 관조하는 의미 있는 여정을 만들어낼 것인지는 정규 편성을 준비하는 제작진의 의지, 그리고 TV조선의 인내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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