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손보사가 뿜어내는 ‘간접’ 온실가스 한해 2600만톤
보험배출량 DB·삼성·KB·현대·메리츠 순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한해 간접적으로 배출한 온실가스가 약 2600만톤(t)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전체 배출량의 약 4%에 해당하는 규모로, 손보사들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인 석탄화력발전소에 운영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SFOC)이 15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국내 10개 손보사(삼성·DB·현대·메리츠·KB·한화·롯데·흥국·농협·하나)의 지난해 금융배출량 추정 규모는 약 2596만톤에 달한다. 이는 2021년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6억7960만톤)의 약 4%에 해당하며,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주식자산의 금융배출량(2700만톤)과 비슷한 수치다.
금융배출량은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볼 수 있는 핵심지표다. 대출, 주식, 채권 매입 등 각종 신용공급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배출량을 합산한 것을 의미한다.
업권별 금융배출량은 은행이 보험사보다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은 지난해 1조5700억톤에 달한다. 이에 국내은행 20개사 중 13개사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고, 이 중 11개사가 2030년까지의 금융배출량을 2019~2022년 대비 26~48% 감축하겠다는 중간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손보사들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DB손해보험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을 2017년 대비 24.4%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삼성화재도 2050년 내부 탄소 순배출 ‘제로(Zero)’ 및 운용자산 금융배출량 100% 감축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손보사들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약 25%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에 운영보험을 제공하는 것을 두고 환경단체의 비판이 나온다. 사실상 ‘탈석탄’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2020~2023년 평균 석탄화력발전소의 운영보험 보험배출량을 산출한 결과 DB손해보험(연간 13만3778톤), 삼성화재(9만5922톤), KB손해보험(5만3822톤), 현대해상(3만9154톤), 메리츠화재(3만5843톤) 순으로 석탄발전소 운영보험을 통한 보험배출량 규모가 컸다.
한편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위 5개 손보사(삼성·DB·메리츠·현대·KB)의 상반기 합산 당기 순이익(별도 기준)은 4조8211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이는 새 회계제도인 IFRS17 하에서 미래 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인보험 판매에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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