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저씨 대 흙수저 엘리트의 대결? 미국 부통령 후보 낙점에 담긴 속내는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8. 15. 09:03
[여기는 D.C.] 폴 공 루거센터 선임연구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부통령 후보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택한 후보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는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달라도 너무 다른 두 후보가 각각 선택된 배경은 무엇이고 미 대선 레이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워싱턴 정치 1타 강사 폴 공 루거센터 선임연구원, 남승모·김용태 SBS 워싱턴 특파원과 함께 분석해 보겠습니다.
Q. 대선이 꼭 석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먼저 민주당이 마지막 빈 자리였죠, 부통령 자리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선택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A. 예전에 검증을 받은 한 정치인이 부통령 검증을 대장 내시경 검사랑 비교하더라고요. 그만큼 진짜 깊숙이 들어가고 진짜 털 건 다 털어야 하는 그런 과정인데, 주지사고 그래서 그 매니지먼트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서 택했고 그리고 주방위군, 교사, 코치, 핵심이었던 건 아마 민주당 정치인으로서 공화당 지역구를 6선이나 했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중 갈등 와중에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영어 강사로 중국에서 활동도 했었고 신혼여행까지도 중국에서 했고, 중국어도 한다고 합니다. 카멀라 부통령하고도 나이가 같아서 그런지 케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Q.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둘 중에 누가 될 거냐 이게 굉장히 관심이었는데, 사실은 펜실베이니아가 워낙 중요한 경합 지역이어서 셔피로 쪽을 많이 얘기를 했었잖아요. 그런데 월즈 주지사가 된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A.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를 승계하면서 경선이 없었잖아요. 그래서 부통령 뽑는 과정을 미니 경선으로 봤어요. 그러면서 민주당 계파들이 나와서 치고 받고 싸웠던 거거든요. 그러면서 셔피로 후보는 워낙 선두 주자고 그랬지만 노동계든지 아랍계라든지 나서서 많이 그분을 막았죠. 특별히 유대인 정치인이어서 그런지 또 예전 발언들이 좀 친이스라엘이고 아랍계는 이번 선거에는 되게 중요한 계파거든요. 특별히 미시간주에는 아랍계파가 되게 중요한 표니까 그런 걸 중요시한 것 같습니다.
Q. 해리스 남편도 유대인이잖아요.
A. 네, 굳이 또 유대인 정치인을 파트너로 삼을 필요도 없는 그런 상황이 돼서 셔피로는 그래서 진 것 같습니다.
Q. 월즈보다는 셔피로를 했어야 좀 더 경쟁력에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분석들을 많이 내놓더라고요.
A. 우선 펜실베이니아를 이기면 대통령이 되는 상황이니까, 지금 현재로서는. 경합주 중에서 제일 많은 표를 갖고 있는 펜실베이니아가 되게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월즈도 그나마.... 미국 중부 지방을 비하하는 '플라이 오버 컨트리(fly over country)'라는 표현을 쓰거든요. 카멀라 해리스처럼 서부에서 동부, 동부에서 서부만 비행기 타고 가는 사람들은 중부 지방은 전혀 안 들린다는 그런 비하하는 표현을 '플라이 오버 컨트리(fly over country)'라고 그러는데, 팀 월즈는 네브래스카 출신이고 미네소타에서 정치인 생활을 하는, 그래서 그분은 '플라이 오버 컨트리(fly over country)' 핵심 경합주인 위스콘신하고 미시간에는 그래도 도움이 될 거라는 계산이 있죠.
Q. 미국 지도를 보면 미네소타는 중부 맨 위쪽에 있는 거고. 그 경합주 러스트벨트는 그 미네소타에서 동부 쪽으로 펼쳐져 있는 모습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펜실베이니아 표가 사실은 한국으로 비유하면 충청도 표 같은 거예요. 결국은 충청도 표를 먹는 사람이 이긴다. 쉽게 얘기하면 해리스가 충청도지사인 셔피로를 영입하는 게 나을 거다 이런 분석이 있었던 거고, 폴 공 연구원의 분석은 셔피로보다는 월즈가 전체적인 득표에 도움이 될 거다 이렇게 민주당에서는 판단했을 거라는 거죠?
A. 충청도에는 대전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으로 따지면 대전은 필라델피아거든요, 펜실베이니아. 그런데 필라델피아는 흑인 표가 꽤 많습니다. 자기는 그래도 필라델피아의 흑인 표를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거죠.
Q. 그러니까 충청지사는 아니지만 대전에서는 내가 표를 얻을 수 있어. 그러니까 충청지사보다는 전국적으로 그리고 충청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월즈 후보가 낫겠다, 비유를 하자면. 그렇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네요.
A. 네, 맞습니다.
Q. 월즈 연설하는 걸 제가 봤는데요. 말을 굉장히 잘하더라고요, 구수하게.
A. 네, 교사답게, 되게 서민적인. 사람들이 알아듣게 말을 좀 쉽게 하는 것 같습니다. 교사 출신이고 코치고 그래서 말은 잘한다고 들었습니다.
Q. 인상이 좀 뭐랄까요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느낌이에요. 그러니까 공화당 밴스 부통령 후보는 좀 뭐랄까 실리콘밸리에서 정말 일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사람이라면, 월즈 후보는 월마트나 홈데코 가면 흔히 있는 미국 그냥 옆집 아저씨 같은 그런 느낌이더라고요.
A. 맞습니다.
Q. 밴스 부통령 후보, 언론들에 많이 이미 소개가 됐습니다만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투자자, 굉장히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는데 사실은 전국적인 인지도는 별로 없었던 인물이잖아요.
A. 1952년 닉슨 부통령 후보 이후로 39살의 제일 젊은 부통령 후보로 뽑혔고요. 핵심인 게 흙수저입니다. 사실 스코틀랜드하고 아일랜드 이민자가 많은 애팔래치아 산맥 지방 출신이고요. 그걸 극복해서 엘리트인 예일 로스쿨을 졸업했고 인도계 변호사 와이프 부인을 두고 있고요. 정치인 생활은, 사실 미 상원의원에서 19개월밖에 안 되는 되게 짧은 기간을 정치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되게 『힐빌리 엘러지(Hillbilly Elegy, 힐빌리의 노래)』라는 저서를 내면서 거의 300만 권이 팔린 책,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된 책으로 해서 인지도가 되게 높아진 사람인데, 또 그 책으로 인해서 트럼프하고도 인연을 맺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가 이런 사람들, 중하층 백인들한테 오는구나 하는 설명이 많이 되는 책으로 본답니다.
Q. 젊고 자수성가한 밴스와, 우리가 흔히 옆에서 볼 수 있는 푸근한 이미지의 오랜 정치인 월즈 이렇게 좀 차별화가 되는 것 같은데, 이게 러스트벨트에서 더 먹힐 수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A. 저는 중부 지방 정치인들도 많이 모셨고 그런데... 저는 월즈 주지사 같은 사람들을 사람들이 더 좋아할 것 같아요. 옆집 아저씨인 느낌도 있고, 밴스는 너무너무 똑똑하고 너무 출세한 사람으로서 보기 드문 케이스거든요. 이렇게 아이비리그까지 가는 그런 케이스는 드무니까. 차라리 교사, 코치, 옆집 아저씨 같은 월즈에 좀 호감이 갈 것 같습니다. 러스트벨트에서는.
Q. 사실 트럼프가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선택할지에 대해서도 얘기가 많았습니다. 밴스가 낙점을 받은 이유는 어떻게 보십니까?
A. 저는 두세 가지를 꼽으면, 실리콘밸리의 거물인 피터 틸의 지지가 핵심이었고. 왜냐하면 그분이 트럼프 후보 정치자금을 많이 도와주는 사람이거든요. 또 아마 트럼프 2기 때 큰 역할을 할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주니어가 많이 민 후보였습니다, 밴스는. 그리고 상원의원 19개월밖에 안 했으니까 민주당이 공격할 기록이 많이 없다는 판단이 있었어요. 그리고 보니까 정치인으로서 트럼프 대리인 역할을 되게 잘 충실히 했다는 트럼프의 판단이 있었습니다. 그 세 가지로 아마 밴스가 다른 후보들보다 더 이득을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Q. 말씀하신 대로 트럼프 주니어 있잖아요. 전당대회 때 보니까 거의 뭐 2인자처럼 활동하던데 만약에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어떤 역할을 맡을까요?
A. 사위하고 딸은 이번 선대본부에서는 안 나오고 있고 큰 역할을 안 하는 걸로 보이는데, 장남은 아마 2기 때는 큰 역할을 할 거라고 믿습니다. 지금 거의 인수위원장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 선대본부에서는.
Q. 물론 뭐 당선이 돼야 맞는 얘기겠습니다만, 저도 우연치 않게 아이오와 코커스 취재 갔다가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인데 대중들의 평가나 관심은 어떤가요?
A. 많이 모르죠, 사실 장남은. 1기 때는 특별히 딸이 더 유명했지, 1기 때는 장남이 자기 사업을 트럼프 회사들을 많이 챙겨주는 역할을 했었으니까 대중 사이에서는 많이 모르는 사람입니다.
Q. 밀워키 전당대회를 취재를 가서 그런 차이를 많이 느꼈어요. 물론 언론에서도 많이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1기 때 보였던 그 가족들은 안 보이고 에릭 트럼프 아니면 트럼프 주니어 이런 사람들이 거의 다 주도를 했는데 그렇게 교체된 이유가 있나요? 이방카라든가 쿠슈너가 뭔가 실망을 시켰다든지.
A. 제가 보기로는 사위랑 딸은 뉴욕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뉴욕이라는 도시는 사실 진보가 꽉 잡고 있는 도시인데 그렇게 공화당 거의 수석, 왕수석 역할을 한 두 사람이 뉴욕 가면 왕따 당하니까 지금은 플로리다에서 좀 조용히 살고 있고, 2기 때 좀 빠져나가면 그나마 돌아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는 계산이 있는 것 같습니다.
Q. 해리스가 월즈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뽑은 데에는 어떤 속내가 있을까요?
A. 카멀라 해리스가 월즈 주지사를 뽑은 것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팀 케인 상원의원을 뽑은 거랑 되게 비슷합니다. 되게 안전한 선택이에요. 무능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약점이 많이 없는 그런 후보들을 뽑은 게 공통점이었습니다.
Q. 그러니까 부통령 후보라는 거는 뭔가 보탬이 되고 표에 이득이 되는 이런 쪽보다는 뭔가 공격받을 여지가 없는?
A. 그렇죠 점수가 빠지지 않는 그런 후보.
Q. 흔히 언론에서 얘기하는 외연 확장에 누가 유리하냐 이런 것보다는 실제로는 '야 우리 표 깎아 먹지 않을 애 하나 골라 봐' 약간 이런 느낌이 강하네요?
A. 그럼요. 그리고 토론에서도 사고 치지 않고.
Q. 민주당은 어쨌든 상호 보완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느낌이고요. 공화당은 지지 강도를 좀 높여서 아예 친트럼프 인사를 부통령으로 뽑았단 말이죠. 어떤 것들이 표 전략에 도움이 될까요?
A. 저는 밴스를 뽑았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되게 젊은 후보고 되게 잘 나가는 후보고 야망이 있는 후보잖아요, 부통령으로서는. 그런데 뽑는 순간 이제 밴스는 공화당의, 트럼프의 후계자가 된 셈인데 저는 성격상 트럼프가 자기 후계자를 부통령으로 뽑는다는 게 되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어요. 와 저런 계산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는 똑같은 야망이 있는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시사를 안 택했잖아요. 야망이 그만큼 많이 있는데... 그래서 참 성격이 이렇게 드러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정리를 해보면, 해리스는 자기를 위협할 수 있는 이를테면 야심 있는 후계자를 고른 게 아니고 조금 푸근한, 만만해 보이는 부통령 후보를 골랐고, 트럼프는 오히려 야심만만한 젊은 사람을 데려다가 앉혔다 이런 말씀인 거죠?
A. 그 후보들이 백미러를 안 봐야 되는데 카멀라는 그걸 감안하고 셔피로 후보를 뽑으면 백미러를 계속 봐야 된다는 생각을, 그런 계산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또 그런 시각에서 보면 카멀라 해리스는 쉽게 얘기하면 8년을 내다보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계산인 거군요?
A. 그럼요, 그럼요.
Q. 트럼피즘이라는 게, 트럼프가 이제 4년 임기 끝나면 없어질, 그러니까 공화당에서는 그간 좀 불편했던 이런 것들이 끝날 줄 알았는데 후계자로서 밴스가 들어옴으로 인해서 앞으로 공화당의 색깔이 계속 저런 식으로 갈 수 있겠다라는 약간 불안감도 있다 그러더라고요?
A. 그렇죠. 이제 못 박은 거죠, 완전히. 길이 이제 보이죠. 아 우리는, 공화당은 이 길로 계속 가야 되는구나. 이제 돌아오는 유턴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죠.
Q. 그러니까 트럼프가 만약에 대통령이 돼서 4년 임기를 하고 나가더라도 트럼프의 영향력, 트럼프의 색깔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많다는 거네요.
A. 민주당은 월즈 후보를 뽑는 순간 공화당 전략 쪽으로 간 것 같아요. 좌파 세력들로부터 이제 좀 지지를 받아야 된다, 이거를 굳혀야 된다라는 계산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월스 주지사는 되게 진보적인 정치인이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극과 극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을 뽑았고 중도층은 좀 나중에 신경 쓰자라는 계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당에서는.
월즈 주지사 봐도 사실 좌파 성향 정책을 다수 추진했거든요, 주지사 시절에. 지금도 계속 하고 있고. 그리고 또 미네소타가 좀 남다른 게 민주당 이름이 미네소타에서는 달라요. 데모크라틱 파티(Democratic Party)라고 안 합니다, 미네소타에서는. DFL이라고 해요. 데모크라틱 파머 레이버(Democratic-Farmer-Labor Party).
미네소타에서는 지난 80년 동안 DFL이라고 불러왔어요. 그만큼 진보적인 농부들, 노동을 챙기는 당으로 유명하고, 지난 80년 동안 그걸 지켜왔고, 그리고 미네소타 민주당은 지난 80년 동안 두 명의 부통령을 배출했어요. 민주당 카터 대통령의 부통령인 먼데일, 린든 존슨 대통령의 부통령이었던 휴버트 험프리. 다 민주당 의원 출신이고 미네소타 출신이고 DFL 출신입니다.
Q. 민주당의 외연 확장 쪽이 아니라 사실상 그냥 자기 지지층 강화하는 쪽으로, 마치 공화당 전략으로 가는 쪽으로 그렇게 약간 노선을 바꿨다고 보신다는 거죠?
A. 지금 전략상 그렇게 보입니다.
Q. 전에 힐러리 클린턴하고 트럼프하고 붙었을 때도 힐러리 클린턴이 굉장히 앞서는 걸로 나오다가 실제 열어봤더니 그게 아니었지 않습니까?
A. 선거마다 다 다르죠. 트럼프가 정치 무대에 나오고 나서는 여론조사들이 좀 이상해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난 8년 사이에는 어느 정도 그걸 맞출 수 있는, 회사마다 언론사 매체마다 공식을 바꿔서 이제는 좀 정확히 나오는 것 같습니다.
Q. 트럼프 시대에 맞춰서 언론사들도 자기 계발을 좀 했구먼요.
A. 이번 경선 때는 좀 정확히 숫자들을 맞추더라고요. 그런데 중요한 거는 낙태. 아시다시피 낙태 문제 때문에 여성 표가 꽤 많이 나올 거라는 계산이 있고 그게 여론조사에 반영이 안 돼 있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 젊은이들은 전화를 해도 전화를 안 받잖아요. 여성 표든 청년 표든 사실 민주당한테 도움을 많이 주는 표들이거든요. 지금은 민주당 숫자가 낮게 나오지만 조금 더 나올 거라는 계산이 있어요, 민주당 쪽에서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부통령 후보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택한 후보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는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달라도 너무 다른 두 후보가 각각 선택된 배경은 무엇이고 미 대선 레이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워싱턴 정치 1타 강사 폴 공 루거센터 선임연구원, 남승모·김용태 SBS 워싱턴 특파원과 함께 분석해 보겠습니다.
Q. 대선이 꼭 석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먼저 민주당이 마지막 빈 자리였죠, 부통령 자리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선택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A. 예전에 검증을 받은 한 정치인이 부통령 검증을 대장 내시경 검사랑 비교하더라고요. 그만큼 진짜 깊숙이 들어가고 진짜 털 건 다 털어야 하는 그런 과정인데, 주지사고 그래서 그 매니지먼트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서 택했고 그리고 주방위군, 교사, 코치, 핵심이었던 건 아마 민주당 정치인으로서 공화당 지역구를 6선이나 했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중 갈등 와중에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영어 강사로 중국에서 활동도 했었고 신혼여행까지도 중국에서 했고, 중국어도 한다고 합니다. 카멀라 부통령하고도 나이가 같아서 그런지 케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해리스 자신감? 왜 펜실베이니아 '셔피로'를 잡지 않았나
A.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를 승계하면서 경선이 없었잖아요. 그래서 부통령 뽑는 과정을 미니 경선으로 봤어요. 그러면서 민주당 계파들이 나와서 치고 받고 싸웠던 거거든요. 그러면서 셔피로 후보는 워낙 선두 주자고 그랬지만 노동계든지 아랍계라든지 나서서 많이 그분을 막았죠. 특별히 유대인 정치인이어서 그런지 또 예전 발언들이 좀 친이스라엘이고 아랍계는 이번 선거에는 되게 중요한 계파거든요. 특별히 미시간주에는 아랍계파가 되게 중요한 표니까 그런 걸 중요시한 것 같습니다.
Q. 해리스 남편도 유대인이잖아요.
A. 네, 굳이 또 유대인 정치인을 파트너로 삼을 필요도 없는 그런 상황이 돼서 셔피로는 그래서 진 것 같습니다.
Q. 월즈보다는 셔피로를 했어야 좀 더 경쟁력에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분석들을 많이 내놓더라고요.
A. 우선 펜실베이니아를 이기면 대통령이 되는 상황이니까, 지금 현재로서는. 경합주 중에서 제일 많은 표를 갖고 있는 펜실베이니아가 되게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월즈도 그나마.... 미국 중부 지방을 비하하는 '플라이 오버 컨트리(fly over country)'라는 표현을 쓰거든요. 카멀라 해리스처럼 서부에서 동부, 동부에서 서부만 비행기 타고 가는 사람들은 중부 지방은 전혀 안 들린다는 그런 비하하는 표현을 '플라이 오버 컨트리(fly over country)'라고 그러는데, 팀 월즈는 네브래스카 출신이고 미네소타에서 정치인 생활을 하는, 그래서 그분은 '플라이 오버 컨트리(fly over country)' 핵심 경합주인 위스콘신하고 미시간에는 그래도 도움이 될 거라는 계산이 있죠.
Q. 미국 지도를 보면 미네소타는 중부 맨 위쪽에 있는 거고. 그 경합주 러스트벨트는 그 미네소타에서 동부 쪽으로 펼쳐져 있는 모습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펜실베이니아 표가 사실은 한국으로 비유하면 충청도 표 같은 거예요. 결국은 충청도 표를 먹는 사람이 이긴다. 쉽게 얘기하면 해리스가 충청도지사인 셔피로를 영입하는 게 나을 거다 이런 분석이 있었던 거고, 폴 공 연구원의 분석은 셔피로보다는 월즈가 전체적인 득표에 도움이 될 거다 이렇게 민주당에서는 판단했을 거라는 거죠?
A. 충청도에는 대전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으로 따지면 대전은 필라델피아거든요, 펜실베이니아. 그런데 필라델피아는 흑인 표가 꽤 많습니다. 자기는 그래도 필라델피아의 흑인 표를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거죠.
Q. 그러니까 충청지사는 아니지만 대전에서는 내가 표를 얻을 수 있어. 그러니까 충청지사보다는 전국적으로 그리고 충청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월즈 후보가 낫겠다, 비유를 하자면. 그렇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네요.
A. 네, 맞습니다.
'동네 아저씨' 월즈 vs '흙수저 엘리트' 밴스 누가 먹힐까
A. 네, 교사답게, 되게 서민적인. 사람들이 알아듣게 말을 좀 쉽게 하는 것 같습니다. 교사 출신이고 코치고 그래서 말은 잘한다고 들었습니다.
Q. 인상이 좀 뭐랄까요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느낌이에요. 그러니까 공화당 밴스 부통령 후보는 좀 뭐랄까 실리콘밸리에서 정말 일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사람이라면, 월즈 후보는 월마트나 홈데코 가면 흔히 있는 미국 그냥 옆집 아저씨 같은 그런 느낌이더라고요.
A. 맞습니다.
Q. 밴스 부통령 후보, 언론들에 많이 이미 소개가 됐습니다만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투자자, 굉장히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는데 사실은 전국적인 인지도는 별로 없었던 인물이잖아요.
A. 1952년 닉슨 부통령 후보 이후로 39살의 제일 젊은 부통령 후보로 뽑혔고요. 핵심인 게 흙수저입니다. 사실 스코틀랜드하고 아일랜드 이민자가 많은 애팔래치아 산맥 지방 출신이고요. 그걸 극복해서 엘리트인 예일 로스쿨을 졸업했고 인도계 변호사 와이프 부인을 두고 있고요. 정치인 생활은, 사실 미 상원의원에서 19개월밖에 안 되는 되게 짧은 기간을 정치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되게 『힐빌리 엘러지(Hillbilly Elegy, 힐빌리의 노래)』라는 저서를 내면서 거의 300만 권이 팔린 책,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된 책으로 해서 인지도가 되게 높아진 사람인데, 또 그 책으로 인해서 트럼프하고도 인연을 맺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가 이런 사람들, 중하층 백인들한테 오는구나 하는 설명이 많이 되는 책으로 본답니다.
Q. 젊고 자수성가한 밴스와, 우리가 흔히 옆에서 볼 수 있는 푸근한 이미지의 오랜 정치인 월즈 이렇게 좀 차별화가 되는 것 같은데, 이게 러스트벨트에서 더 먹힐 수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A. 저는 중부 지방 정치인들도 많이 모셨고 그런데... 저는 월즈 주지사 같은 사람들을 사람들이 더 좋아할 것 같아요. 옆집 아저씨인 느낌도 있고, 밴스는 너무너무 똑똑하고 너무 출세한 사람으로서 보기 드문 케이스거든요. 이렇게 아이비리그까지 가는 그런 케이스는 드무니까. 차라리 교사, 코치, 옆집 아저씨 같은 월즈에 좀 호감이 갈 것 같습니다. 러스트벨트에서는.
밴스 낙점의 이유…트럼프 가족 내 권력 변동 덕?
A. 저는 두세 가지를 꼽으면, 실리콘밸리의 거물인 피터 틸의 지지가 핵심이었고. 왜냐하면 그분이 트럼프 후보 정치자금을 많이 도와주는 사람이거든요. 또 아마 트럼프 2기 때 큰 역할을 할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주니어가 많이 민 후보였습니다, 밴스는. 그리고 상원의원 19개월밖에 안 했으니까 민주당이 공격할 기록이 많이 없다는 판단이 있었어요. 그리고 보니까 정치인으로서 트럼프 대리인 역할을 되게 잘 충실히 했다는 트럼프의 판단이 있었습니다. 그 세 가지로 아마 밴스가 다른 후보들보다 더 이득을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Q. 말씀하신 대로 트럼프 주니어 있잖아요. 전당대회 때 보니까 거의 뭐 2인자처럼 활동하던데 만약에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어떤 역할을 맡을까요?
A. 사위하고 딸은 이번 선대본부에서는 안 나오고 있고 큰 역할을 안 하는 걸로 보이는데, 장남은 아마 2기 때는 큰 역할을 할 거라고 믿습니다. 지금 거의 인수위원장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 선대본부에서는.
Q. 물론 뭐 당선이 돼야 맞는 얘기겠습니다만, 저도 우연치 않게 아이오와 코커스 취재 갔다가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인데 대중들의 평가나 관심은 어떤가요?
A. 많이 모르죠, 사실 장남은. 1기 때는 특별히 딸이 더 유명했지, 1기 때는 장남이 자기 사업을 트럼프 회사들을 많이 챙겨주는 역할을 했었으니까 대중 사이에서는 많이 모르는 사람입니다.
Q. 밀워키 전당대회를 취재를 가서 그런 차이를 많이 느꼈어요. 물론 언론에서도 많이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1기 때 보였던 그 가족들은 안 보이고 에릭 트럼프 아니면 트럼프 주니어 이런 사람들이 거의 다 주도를 했는데 그렇게 교체된 이유가 있나요? 이방카라든가 쿠슈너가 뭔가 실망을 시켰다든지.
A. 제가 보기로는 사위랑 딸은 뉴욕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뉴욕이라는 도시는 사실 진보가 꽉 잡고 있는 도시인데 그렇게 공화당 거의 수석, 왕수석 역할을 한 두 사람이 뉴욕 가면 왕따 당하니까 지금은 플로리다에서 좀 조용히 살고 있고, 2기 때 좀 빠져나가면 그나마 돌아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는 계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부통령 후보 선택 '속내'와 캠프별 '대선 전략'
A. 카멀라 해리스가 월즈 주지사를 뽑은 것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팀 케인 상원의원을 뽑은 거랑 되게 비슷합니다. 되게 안전한 선택이에요. 무능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약점이 많이 없는 그런 후보들을 뽑은 게 공통점이었습니다.
Q. 그러니까 부통령 후보라는 거는 뭔가 보탬이 되고 표에 이득이 되는 이런 쪽보다는 뭔가 공격받을 여지가 없는?
A. 그렇죠 점수가 빠지지 않는 그런 후보.
Q. 흔히 언론에서 얘기하는 외연 확장에 누가 유리하냐 이런 것보다는 실제로는 '야 우리 표 깎아 먹지 않을 애 하나 골라 봐' 약간 이런 느낌이 강하네요?
A. 그럼요. 그리고 토론에서도 사고 치지 않고.
Q. 민주당은 어쨌든 상호 보완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느낌이고요. 공화당은 지지 강도를 좀 높여서 아예 친트럼프 인사를 부통령으로 뽑았단 말이죠. 어떤 것들이 표 전략에 도움이 될까요?
A. 저는 밴스를 뽑았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되게 젊은 후보고 되게 잘 나가는 후보고 야망이 있는 후보잖아요, 부통령으로서는. 그런데 뽑는 순간 이제 밴스는 공화당의, 트럼프의 후계자가 된 셈인데 저는 성격상 트럼프가 자기 후계자를 부통령으로 뽑는다는 게 되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어요. 와 저런 계산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는 똑같은 야망이 있는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시사를 안 택했잖아요. 야망이 그만큼 많이 있는데... 그래서 참 성격이 이렇게 드러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정리를 해보면, 해리스는 자기를 위협할 수 있는 이를테면 야심 있는 후계자를 고른 게 아니고 조금 푸근한, 만만해 보이는 부통령 후보를 골랐고, 트럼프는 오히려 야심만만한 젊은 사람을 데려다가 앉혔다 이런 말씀인 거죠?
A. 그 후보들이 백미러를 안 봐야 되는데 카멀라는 그걸 감안하고 셔피로 후보를 뽑으면 백미러를 계속 봐야 된다는 생각을, 그런 계산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또 그런 시각에서 보면 카멀라 해리스는 쉽게 얘기하면 8년을 내다보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계산인 거군요?
A. 그럼요, 그럼요.
Q. 트럼피즘이라는 게, 트럼프가 이제 4년 임기 끝나면 없어질, 그러니까 공화당에서는 그간 좀 불편했던 이런 것들이 끝날 줄 알았는데 후계자로서 밴스가 들어옴으로 인해서 앞으로 공화당의 색깔이 계속 저런 식으로 갈 수 있겠다라는 약간 불안감도 있다 그러더라고요?
A. 그렇죠. 이제 못 박은 거죠, 완전히. 길이 이제 보이죠. 아 우리는, 공화당은 이 길로 계속 가야 되는구나. 이제 돌아오는 유턴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죠.
Q. 그러니까 트럼프가 만약에 대통령이 돼서 4년 임기를 하고 나가더라도 트럼프의 영향력, 트럼프의 색깔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많다는 거네요.
A. 민주당은 월즈 후보를 뽑는 순간 공화당 전략 쪽으로 간 것 같아요. 좌파 세력들로부터 이제 좀 지지를 받아야 된다, 이거를 굳혀야 된다라는 계산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월스 주지사는 되게 진보적인 정치인이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극과 극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을 뽑았고 중도층은 좀 나중에 신경 쓰자라는 계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당에서는.
월즈 주지사 봐도 사실 좌파 성향 정책을 다수 추진했거든요, 주지사 시절에. 지금도 계속 하고 있고. 그리고 또 미네소타가 좀 남다른 게 민주당 이름이 미네소타에서는 달라요. 데모크라틱 파티(Democratic Party)라고 안 합니다, 미네소타에서는. DFL이라고 해요. 데모크라틱 파머 레이버(Democratic-Farmer-Labor Party).
미네소타에서는 지난 80년 동안 DFL이라고 불러왔어요. 그만큼 진보적인 농부들, 노동을 챙기는 당으로 유명하고, 지난 80년 동안 그걸 지켜왔고, 그리고 미네소타 민주당은 지난 80년 동안 두 명의 부통령을 배출했어요. 민주당 카터 대통령의 부통령인 먼데일, 린든 존슨 대통령의 부통령이었던 휴버트 험프리. 다 민주당 의원 출신이고 미네소타 출신이고 DFL 출신입니다.
Q. 민주당의 외연 확장 쪽이 아니라 사실상 그냥 자기 지지층 강화하는 쪽으로, 마치 공화당 전략으로 가는 쪽으로 그렇게 약간 노선을 바꿨다고 보신다는 거죠?
A. 지금 전략상 그렇게 보입니다.
"해리스가 추월"…여론조사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A. 선거마다 다 다르죠. 트럼프가 정치 무대에 나오고 나서는 여론조사들이 좀 이상해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난 8년 사이에는 어느 정도 그걸 맞출 수 있는, 회사마다 언론사 매체마다 공식을 바꿔서 이제는 좀 정확히 나오는 것 같습니다.
Q. 트럼프 시대에 맞춰서 언론사들도 자기 계발을 좀 했구먼요.
A. 이번 경선 때는 좀 정확히 숫자들을 맞추더라고요. 그런데 중요한 거는 낙태. 아시다시피 낙태 문제 때문에 여성 표가 꽤 많이 나올 거라는 계산이 있고 그게 여론조사에 반영이 안 돼 있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 젊은이들은 전화를 해도 전화를 안 받잖아요. 여성 표든 청년 표든 사실 민주당한테 도움을 많이 주는 표들이거든요. 지금은 민주당 숫자가 낮게 나오지만 조금 더 나올 거라는 계산이 있어요, 민주당 쪽에서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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