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천재타자의 운명, 돈이 가른다, 저지와 오타니가 기준 '진짜 7억달러' 모를 일[스조산책 MLB]

노재형 2024. 8. 1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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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가 지난 14일(한국시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회초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할 스타인브레너 뉴욕 양키스 구단주는 지난 5월 17일(이하 한국시각) YES네트워크에 "우리는 소토가 남은 커리어를 이곳에서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에이전트 스캇이 시즌 중 계약을 꺼리고 나도 그렇다. 집중력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스프링트레이닝 때 말했지만 이건 매우 독특한 사안이고, 소토는 아주 특별한 선수다. 시즌 중 양측이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일정 시점이 되면 그렇게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 FA 시장에 나가는 소토와 시즌 중 언제라도 연장계약을 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절대 하지 않는 일을 할 수 있다고 공언했으니, 라이벌 구단들은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양키스의 위세와 돈이라면 보라스의 고집도 눌러버릴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더구나 그 직후 당사자인 소토가 미네소타 트윈스전을 마치고 "문은 항상 열려 있다. 모두들 그의 전화번호, 모든 연락 방법을 알고 있다. 누구에게, 어디로 전화해야 할 지 안다. 난 야구에 집중하고 있고, 난 우리가 우승하도록 돕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스타이브레너의 발언에 화답한 것인데, 여기에서 '그'는 보라스다.

뉴욕 양키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지난 5월 후안 소토와 시즌 중 연장계약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AP연합뉴스

소토는 지난해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양키스로 이적한 이후 현지 언론들에 계약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했던 터다. 이는 보라스의 뜻이기도 했다. 그런데 '연장계약'을 할 수 있다고 말했으니, 소토 쟁탈전에 뛰어들려는 구단들로서는 양키스와 보라스의 접촉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지금 소토의 연장계약은 잊혀진 이야기가 돼 버렸다. 누구도 그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 사실 당시 스타인브레너의 발언은 소토를 향한 '플러팅'이었지 실제 즉각적인 협상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소토는 양키스 구단주의 '호감'에 그야말로 '네 알겠습니다' 정도로 반응한 것 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ESPN 버스터 올니 기자는 지난 7월 17일 '최근까지 양키스와 보라스간 메가톤급 계약에 관한 대화와 그가 FA 시장에 나가기 전 (계약을 한다는)모멘텀은 없었다'며 '결국 소토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양키스가 내미는 최고의 오퍼를 받아들이고 올해처럼 애런 저지와 함께 같이 뛰든가, 아니면 더 많은 돈을 주겠다는 다른 팀을 선택하든가'라고 전했다.

'다른 팀'이 어느 곳인지 애써 검색해 볼 필요는 없다.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메츠 정도로 보면 된다. 이미 여러 차례 소토의 예상 행선지 후보로 거론돼 온 구단들이다. ESPN 호르헤 카스티요 기자는 최근 '필리스가 소토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는 팀이지만, 다저스 역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전했다.

후안 소토가 14일(한국시각) 화이트삭스전에서 5회 홈런을 치고 들어와 애런 저지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디 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지난 13일 '예비 FA 랭킹 톱50' 코너에서 소토를 1위에 올려놓으며 '소토는 올시즌 양키스의 게임 체인저(game-changer)로 AL MVP 투표에서 톱5에 포함될 만한 활약을 해오고 있다'며 '그는 5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을 것이 유력한데 뉴욕의 두 팀이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양키스가 잔류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지만, 최고 부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이 이끄는 메츠도 달려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결국 소토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몸값이다. 우승 가능성보다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작년 12월 북미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한 오타니 쇼헤이의 기준은 ▶우승 가능성 ▶서부지구 ▶편안함 ▶돈 순이었다고 한다. 소토는 돈과 우승 가능성, 둘 만 볼 가능성이 높다.

소토의 FA 협상 출발점은 이미 5억달러에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ESPN이 실시한 소토의 FA 몸값을 묻는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참가자 28명 중 17명이 총액 5억달러 이상을 예상했는데, 그 가운데 3명은 6억달러를 점치기도 했다. 그런데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소토의 활약상을 보면 6억달러로 협상 출발점이 상향 조정될 수도 있는 분위기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4일(한국시각)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3회초 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소토는 2022년 7월 워싱턴 내셔널스가 제안한 15년 4억4000만달러를 거들떠도 안 봤다고 한다. 그 직후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1998년 10월 생인 소토는 26세를 앞두고 있다. 15년 계약이 가능한 나이다. 홈런왕 저지가 받는 평균 연봉(AAV) 4000만달러를 대입하면 6억달러다. 오타니의 현가 AAV 4600만달러를 적용하면 6억9000만달러가 된다.

논쟁은 있을 수 있으나 소토는 '21세기의 테드 윌리엄스'로 불린다. 타격의 파워와 정확성을 모두 갖춘 천재 타자라는 평가다. 기록이 말해준다. 그는 2019년 월드시리즈에서 3홈런, 7타점을 때리며 큰 경기에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건강하다. 소토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은 2021년 4월 21일이 가장 최근이다. 왼쪽 어깨 결림 증세 때문이었는데, 2주 만에 돌아왔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단축시즌인 2020년을 빼고 5시즌 연속 650타석 이상이 확실시된다.

소토는 15일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1회 첫 타석에서 또 홈런을 터뜨렸다. 우완 데이비스 마틴의 3구째 82.7마일 가운데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지난 12일 2홈런, 14일 3연타석 홈런을 이은 뜨거운 폭발력이다. 최근 4경기에서 6홈런을 뽑아내며 시즌 34개를 기록했다.

'진짜 7억달러' 계약이 탄생할 지도 모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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