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면 올라"…주담대 금리, 한달새 1%p 넘게 뛰었다
시장금리 따르는 예금금리는 하락…은행 예대마진 폭만 커졌다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속도 조절 기조 속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한달새 1%포인트(p) 넘게 오른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은 자체적으로 가산금리 인상 형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조절 주기는 더 잦아지고, 조절 폭은 더 커지는 등 '대출 옥죄기' 강도가 세졌다.
다만 시장금리 흐름에 따라 예금금리는 속속 줄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 흐름에 반하게 대출금리는 올리고 있어 '예대마진' 폭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주담대 금리를 줄줄이 인상했다.
은행별로 신한·우리은행은 5번, 국민은행 4번, 케이뱅크 4번, 농협은행 2번, 카카오뱅크 2번, 하나은행 1번 등이다.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인상 조정하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속도 조절에 동참 중이다. 이달 들어선 금리 인상 주기는 짧아졌고, 금리 인상 폭은 커졌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지난달 각 0.05%p, 0.05p, 0.2%p 세 차례에 걸쳐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는데, 이달 들어 0.3%p(7일), 0.5%p(16일) 금리를 인상했거나 인상할 예정이다. 다섯차례를 합하면 주담대 금리만 한달만에 1.1%p 오른 셈이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0.1%p, 0.2%p 주담대 금리를 올렸는데, 이달 들어서는 0.3%p(2일), 0.1~0.4%(12일), 0.1~0.3%p(20일) 올리는 등 금리 인상 주기가 짧아지면서 동시에 폭은 커졌다. 대면 주담대 상품의 경우 약 한 달 만에 최대 1.0%p 뛰었다.
국민은행도 지난달 0.13%p, 0.2%p 올린 데 이어, 이달에는 0.1%p, 0.3%p 인상을 단행했다. 국민은행은 다주택 구입을 위한 신규 주담대를 중단하는 등 강도를 더했다.
농협은행과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각 0.2%p, 0.1%p 올렸으나 이달 들어선 0.3%p, 0.2%p로 인상 폭이 커졌다.
한 차례 올린 하나은행 측은 "현재까지 확인되는 금리 변동계획은 없으나. 타행의 금리인상에 대한 풍선효과 등 시장모니터링 후 금리인상 등 제한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런 인상에도 가계대출 속도를 잡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7월 시행 예정이던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 앞서 '막차타기' 수요가 몰리며 가계대출 잔액도 크게 는 것이다. 실제로 7월 한 달간 주요 5대 은행의 주담대는 7조 5975억 원이 늘어나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5일부터 은행권에 대한 종합점검에 착수했는데, 이달 들어서야 대출 옥죄기가 강화된 것을 두고 뒤늦은 조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활성화에 따른 대환 수요 증가로 다른 은행의 주담대가 5대 은행으로 이동한 효과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5대 은행만으로 전체적인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2단계 스트레스 DSR은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인데, 이달에도 막차타기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7월 2단계 스트레스 DSR 연기 전 막차타기 수요가 몰렸는데, 9월 정식 시행 전 다시 이런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대출금리 상승 강도가 세진 것도 이런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시장금리 하락세에도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리자 예대마진 폭만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이 대출금리의 경우 시장금리 흐름을 역행하는 반면, 예금금리는 시장 흐름을 따르고 있기 때문.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며 시장금리는 선행에 움직여, 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13일 3.20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일 3.490% 대비 0.3%p 가까이 내린 것이다.
지난달 1일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2.94~5.76%로 집계됐는데, 지난 14일 기준으로는 3.093~5.97%다. 2%대 금리는 사라지고 상단은 6%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반면 예금금리는 속속 인하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3일 기준 3.283%를 기록하며 지난달 1일 3.476% 대비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4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1~0.2%p 인하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5일부터 거치식 예금·적립식 예금 금리를 0.1~0.3%p, 국민은행은 지난 2일부터 일반정기예금 등 금리를 0.2%p,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목돈굴리기 상품 금리를 0.05~0.2%p,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내맘적금 금리를 0.55%p 인하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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