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PICK] 화성 아래에 '바다'가 있다?…거대한 지하수 공간 단서 발견
화성 표면 전체 1.6㎞ 깊이로 뒤덮는 수준…생명체 흔적도 기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화성 지하에 행성 표면 전체를 1㎞ 이상 뒤덮을 수 있을 정도의 지하수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십억년 전 화성 표면에 존재했던 다량의 물이 지하로 흡수됐을 것이라는 가설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에 더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나타나면서 생명체 존재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15일 학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C 샌디에이고)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사이트(Insight)' 탐사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화성 내부에 액체 상태 물이 저장된 거대한 지하 공간이 존재한다는 단서를 발견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다만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더라도 향후 화성 식민지 등에서 이를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화성 지표면에서 약 11.5~20㎞ 아래 지하수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 정도 깊이는 지구에서조차 시추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구에서 가장 깊게 인공 구멍을 뚫어 시추에 성공한 기록은 약 12㎞ 수준이다. 러시아의 콜라 시추공이 약 1만2262m, 카타르 알샤힌 유정의 BD-04A 시추공이 약 1만2289m를 뚫어낸 바 있다. 더욱이 지하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간은 단단한 화강암 성분의 지각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화성에서는 대규모 인력과 거대한 시추 장비를 운용하기 더 어렵다.
인사이트 탐사선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지하 공간에 있는 물들은 화성 표면 전체를 약 1~2㎞, 대략 1.6㎞(1마일) 깊이로 뒤덮을 수 있는 양이다. 유럽 한가운데 있는 지중해의 평균 수심이 1.5㎞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상 이상으로 많은 물이 저장돼있는 셈이다.
현재 기술로는 이 화성 지하바다에 접근하기가 불가능하지만, 미래 기술의 발달로 이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면 화성에서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우리는 화성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진 못했다. 하지만 생명체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을 충족하는 장소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화성 지하바다가 아직 화성 식민지화나 화성 생명체의 발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못하지만, 오랫동안 천문학계의 난제였던 화성에서 사라진 물의 행방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
화성에는 약 30억년 전까지 표면에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성 표면의 수로의 흔적, 삼각주, 호수 퇴적물 등이 그 증거로 여겨진다. 하지만 30억년 전 화성에서 대기가 사라지면서 액체 상태의 물도 함께 사라졌다. 화성의 극지방에만 물이 얼음 상태로 일부 남아있을 뿐이다.
그간 인류는 화성 존재했던 액체 상태 물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많은 탐사선과 착륙선들을 보내왔다. 이 액체 상태의 물이 대기와 함께 우주로 증발했다는 가설, 지하로 흡수돼 화성 지각 아래로 걸러졌다는 가설 등이 제기돼오기도 했다. 이번 발견으로 물의 '지하 흡수설'이 보다 무게가 실리게 된 셈이다.
한편 이번 발견의 시발점이 된 인사이트 탐사선은 지난 2018~2022년 화성 표면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화성 내부에 대한 정보를 수집·기록했다.
인사이트는 화성 표면에서 진도 5 수준의 지진, 화산 지역에서 발생하는 유성 충돌, 각종 소음 등을 감지했다. 지진파를 비롯해 인사이트가 감지한 모든 파동과 소리들은 지구의 학자들이 화성 내부를 탐사할 수 있는 자료가 됐다.
연구진은 "화성에서 나타난 물의 순환을 이해하는 것은 화성의 기후, 표면, 내부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며 "이번 임무는 우리 기대를 크게 뛰어 넘었다. 인사이트가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화성 지각의 두께, 중심 핵의 깊이, 중심핵의 구성, 맨틀 내 온도 등에 대해서도 일부 알아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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