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민들은 왜 순천으로 빠져나가나…'10년새 2만명' 감소

교육·문화·의료 등 부족…"정주여건 개선 절실"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여수시 인구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인접한 순천으로 상당수가 빠져나가면서 여수시가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5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여수시 인구 수는 26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여수시는 1998년 3려 통합(여수시·여천시·여천군) 당시 33만 명으로 전남 도시 중 가장 많은 인구 수를 자랑했으나 매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옆 동네인 순천시와 광양시는 최근 10년간(2014~2023년) 인구수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소폭 상승한 반면 여수시는 2014년 29만 명에서 지난해 27만 명으로 약 10년 새 2만 명이 줄었다.

인구 증감이 전국적인 사회문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수시의 감소 폭은 심상치 않다.

전남 지역 시 단위 가운데 나주시와 함께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데다, 인구 유출이 바로 옆 동네인 순천시로 이어진다는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가장 큰 이유는 정주여건이다. 구도심과 신도심의 격차로 도심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탓에 여수를 떠난다는 것이다.

교육과 문화·의료시설 등이 순천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한 요인이다.

전남통계연보(2022년 기준)를 살펴보면 교육(학원·독서실 등)·문화(체육시설 등)시설 업체 수가 여수시는 998개소, 순천시는 1390개소로 집계됐다.

의료시설은 여수시 323개소, 순천시 329개소로 비슷하지만 인력(의사·간호사 등)은 순천시가 1548명 더 많았다.

한 여수시의원은 "주변 도시인 순천과 광양은 인구가 상승하는데 여수만 오히려 줄고 있다"며 "젊은 청년들이 여수에 머물 수 있는 파격적인 정책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수시는 지난달 전담부서인 '청년인구정책관'을 신설하고 인구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구정책 5개년(2024~2028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주거·경제·교육·생활안정화 등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맞췄다.

일시적 현금성 지원보다는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주거·도로·교통 분야 정책을 발굴할 계획이다.

다만, 출산 장려금 등 단기적인 사업은 기존과 동일하게 진행되고, 중장기 계획을 세우더라도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장 뚜렷한 사업 성과가 드러날지는 미지수다.

대규모 국가산단 인프라를 기반으로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등 장점을 갖췄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여수시는 △산단 출퇴근 근로자를 위한 도로망 확충 △유동 인구 및 은퇴자 흡수를 위한 택지개발(소제·죽림·율촌지구) △노후 산단사택 재건축 등으로 인구 유출을 최소화한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비싼 집값으로 가족 전체가 이주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여수에 맞는 인구정책을 마련하는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