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쌓인 '尹 거부 법안'…野, 공세 펴며 재표결 시점 '만지작'

CBS노컷뉴스 허지원 기자 2024. 8. 1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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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으로 재표결 필요한 법안 6건 전망…野 "시점 검토 중" 속도조절
'입법 성과' 고민과 별개로 청문회는 적극 활용…대여 공세는 그대로
본회의 표결. 윤창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대 국회 들어서도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연이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들이 쌓여가고 있다. 법안 폐기를 막기 위해선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더불어민주당은 곧장 처리 강행에 나서지 않고 재의 표결 시점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거부권으로 '재표결' 필요한 법안 당장에만 6건…野 "시점 검토 중"

1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방송 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지금까지 거부한 법안 건수가 19건을 돌파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하면 국회로 다시 돌아와 재의 표결이 필요한 법안은 6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해당 법안들을 주도해 통과시킨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국회 입법권을 존중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날을 세우며 다른 군소 야당과 합세해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6당 원내대표들은 지난 13일 만찬 회동에서 거부권 정국 대응을 논의하고 "입법부의 적극적 역할을 해내자"는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이들 표를 모두 모아도 192석에 불과해 거부권 행사 법안 통과를 위한 200석을 모으려면 여당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야는 쟁점 없는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는데, 야당이 당일 거부권 법안들에 대해 재표결에 나서더라도 통과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진 대통령이 거부권을 쓰면 직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재표결했다. 만약 미룬다면 정무적 판단에 따르는 건데 여당과 합의된 법안만 올릴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금까지 '채 상병 특검법' 등 거부권 법안에 대한 재의결 실패가 반복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여당 이탈 표를 확보하지 못해 22대 국회에서 합의 처리된 법안이 '0건'이라는 비판에 따라 민주당도 부담이 쌓여 섣불리 재표결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아직 본회의까지 2주가 남았으니 어떤 안건을 상정할지에 대해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입법 성과' 고민과 별개로 청문회 적극 활용해 대여 공세는 '고삐'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8.15광복 79년, 윤석열 정권 굴욕외교 규탄! 국회-시민사회1000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시민사회 등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윤창원 기자

다만 민주당은 입법 성과를 내기 위해 재표결 시점은 고민하지만 동시에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의 고삐는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민주당은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 정부의 '친일' 논란을 부각하는 데 당력을 쏟고 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권은 사실상 정신적 내선일체 단계에 접어든 역사상 최악의 친일 정권"이라고 맹비난했다. 정책위 차원에서도 "윤 정권의 친일 매국 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며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촉구 결의안' 등 광복절 중점 추진 법안들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별로도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추진하며 정부·여당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선 '마약수사 외압 의혹', 정무위원회에선 '권익위 고위직 간부 사망', 과학방송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선 '방송 장악' 관련 등 청문회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극우' 논란이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본회의 전에 예정돼 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각 상임위 단위에서 해야 할 대여(對與) 압박들이 있는데 전략적으로 어떤 건 집중하고, 어떤 건 톤다운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도 "실효성을 따지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검사 탄핵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정부·여당에 공을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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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허지원 기자 w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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