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충주에만 버지니아산 황색엽연초를 심었던 이유?

윤원진 기자 2024. 8. 1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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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79주년을 맞아 일제가 충북 충주에 담배를 심었던 이유가 재조명받고 있다.

15일 충주지역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일제는 1910년 조선을 병탄한 뒤 식량과 원료 공급기지로 재편했다.

경작지도 충주에서 충북 전역으로 확대했고, 1936년 충북 황색종 엽연초 수납 배상금은 200만 원에 달했다.

연초 경작은 재원확보와 식민정책의 부수적 결과임에도 총독부는 조선인에게 큰 혜택을 줬다고 미화하고, 충주·충북·조선의 특산물로 과장 선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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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비옥하고 남한강 수운으로 운반 용이
소작농 고리대금 고통…특산물 과장 선전도
충주 황색엽연초 매상 모습.(충주지역사회연구소 제공)/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광복절 79주년을 맞아 일제가 충북 충주에 담배를 심었던 이유가 재조명받고 있다.

15일 충주지역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일제는 1910년 조선을 병탄한 뒤 식량과 원료 공급기지로 재편했다.

충주는 1912년 황색종연초 생산지로 결정했다. 미국 버지니아와 위도가 같아 기후가 유사하고 달천과 남한강 유역 토지가 비옥해 황색엽연초 경작에 적합했다. 남한강 수운으로 생산물을 경성으로 운반하기에 유리한 점도 경작지 선정 이유로 꼽혔다.

일제는 연초 경작자에게 경작 자금 융통, 비료와 종자 무상 배부, 사례금 지급 등으로 연초 경작을 유도했다.

1912년에는 연초 경작 인원이 251명이었는데, 1915년에는 1196명으로 증가했다. 경작지도 충주에서 충북 전역으로 확대했고, 1936년 충북 황색종 엽연초 수납 배상금은 200만 원에 달했다.

그런데, 약탈에 가까운 수매가격과 사업 부담을 경작자에게 전가하는 방법으로 연초경작자 희생과 부담을 수반하는 강압적 성격을 띠었다.

실제 1930년 초반 연초경작자 구성을 보면 지주가 3.6%, 자작농이 17%, 자작 겸 소작농이 29.6%, 소작농이 51.7%로 소작농이 과반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많은 농민이 고리대금의 고통 속에서 허덕였다.

일제의 충주 황색엽연초 경작 지도 모습.(충주지역사회연구소 제공)/뉴스1

일제는 1919년 3·1운동으로 조선인 통치 비용이 증가하자 1921년 연초전매령을 공포해 전매제를 실시했다. 엽연초 등급을 낮게 판정해 농민에게 돌아가는 배상금이 급격히 줄었고, 농민 원성과 불만은 높아졌다.

연초 경작 농민들이 연초 재배 거부 운동으로 맞섰으나, 총독부는 경작허가권 박탈로 대응했다. 당시 전매관리의 단속과 횡포가 심했기 때문에 조선인들에게 전매국 직원은 경찰 순사만큼이나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었다.

일제는 연초 경작의 성장과 발달을 소개하고 선전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1936년에는 충주 사직산 위에 황색종 연초 경작 25주년 기념비를 건립하기도 했다. 연초 경작은 재원확보와 식민정책의 부수적 결과임에도 총독부는 조선인에게 큰 혜택을 줬다고 미화하고, 충주·충북·조선의 특산물로 과장 선전하기도 했다.

충주는 해방 후 60년대까지 전국 최고의 잎담배 생산지로 명성을 떨쳤다. 전국에서 품질이 가장 좋아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수출 물량의 25%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외국산 담배 수입, 고가의 노동 비용 등으로 점차 잎담배 재배 농가가 감소했다.

역사학자이기도 한 전홍식 소장은 "연초 재배는 아이러니하게도 식민 수탈의 상징이면서 근대 충주 근대를 대표하던 산업이었다"며 "광복절에 그 의미를 되새겨 봤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충주에는 106 농가가 161.1㏊ 면적에서 매년 잎담배를 126톤 정도 생산하고 있다.

blueseek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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