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 "교류 없던 父, 스무살 때 쓰러져..돌아가시기 전까지 추억 無"(아빠하고)[종합]

김소희 2024. 8. 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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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가수 손담비가 안타까운 가정사를 고백했다.

14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손담비가 엄마와의 첫 한강 나들이를 통해 40년 만에 '추억 한풀이'에 나섰다.

이날 손담비는 인터뷰를 통해 "집안 분위기 자체가 워낙 살벌했다. 엄마, 아빠가 너무 무서웠다. (부모님)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었고. '우리가 가족인가'라는 생각이 있었다"라며 "항상 외딴섬에 나 혼자 있는 애였다. (부모님한테) 무서워서 말도 못 걸었다. 어떻게 보면 '방치'였다. 항상 사랑 못 받았다고 느낀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손담비의 엄마 이인숙은 "(담비가) '사랑 못 받고 자랐어'라고 말하는데, 너무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이 나쁜X, 그렇게밖에 말 못 하냐'라며 뺨을 때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담비는 "부모를 보며 결혼이 내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빠의 말 없고 무뚝뚝한 모습을 보며 결혼 안 할 생각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손담비는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 생각이 많았다. 아빠랑 말도 못 하고 추억을 못 만든 게 한이 된다. 엄마는 살아계시니까 같이 있으면 안 해봤던 걸 해보고 싶다. 엄마도 원하는 것 같고 저도 엄마랑 좋은 추억 갖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손담비는 엄마 이인숙과 함께 첫 한강 나들이를 갈 결심, 도시락을 함께 싸면서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한강공원에 도착한 손담비는 그네를 타고 있는 부녀를 보며 "나는 항상 혼자였다. 아빠 엄마가 한 번이라도 그네를 밀어주고 시소를 같이 타준 적이 없었다. 기억 속에는 혼자 논 시간이 많다 보니, 왜 나를 안 챙겨주지?', '왜 나랑 안 놀아주지?'라며 방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어린 나이에는 그런 게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엄마 이인숙은 "한 번 내가 그네 밀어주겠다"라며 "6~7세 때 내가 밀어줬어야 했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엄마가 태워주는 그네를 처음 탄 손담비는"나의 한이 풀리는 날이다. 감사합니다"라며 "우리 엄마가 나 마흔 두 살에 밀어주셨다"라고 행복함을 드러냈다.

이어 두 사람은 식사를 하기 위해 벤치로 향했다. 유뷰초밥으로 도시락을 직접 싸온 엄마 이인숙은"이렇게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서 먹은 건 40~50년 만인 것 같다"라고 하자 손담비는 "나 어렸을 때라도 놀러 다니지 않았어?"라고 궁금해 했다.

이에 이인숙은 "별로 없다. 안 다녔다. 너 조그마할 때, 아기 때만 조금 다녔다"라며 휴대전화에 담긴 손담비 어린 시절 사진을 보여줬다.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본 손담비는 "어렸을 적 엄마랑 너무 닮았다. 나 고등학교 때 얼굴이다"라며 감탄했다.

이어 아빠에게 안긴 자신을 보고는 "아빠가 나 안아줬네"라며 "어렸을 땐 아빠가 나를 많이 안고 그랬네"라며 한참동안 시선을 떼지 못 했다.

손담비는 손담비는 인터뷰를 통해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빠를 대신해 20살부터 집안의 가장이 되어야 했던 가정사를 공개했다.

손담비는 "초~고등학교 때까지는 (아빠에 대한) 기억이 있다. 같이 살았으니까. 워낙 무뚝뚝하셨고, 제게 말도 안 하셨고 화를 많이 내시고 자기주장이 강하셨다. 아빠랑은 얘기 해 본 적이 없었다"라며 "20살 때부터는 저는 연습생이라 숙소생활을 해서 더 못 보게 됐다. 스무 살 때부터는 (교류가) 아예 끊겼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스무 살 때 아빠가 쓰러지셨다. 병원에 계시니까 말을 더 못 하셨다. 그래서 기억 속에 아빠에 대한 기억이 '0'같은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손담비는 가정을 꾸린 후 달라진 점에 대해 "원래 결혼도, 애기도 제 인생에는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삶이 바뀌다보니, 그 삶에 포커스를 맞춰서 살게 되더라. 그러다보니 부모님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아빠는 내게 어떤 존재였을까?'라는"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아빠가 사실 그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몰랐다. 슬프긴 한데 (너무 힘든) 그 정도는 아니었다. 추억이 하나도 없으니까"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때는 너를 참 많이 안고 다녔어' 그러는 거다. 아 얘기 좀 해주지 아쉽다. 저는 기억 속에 없는데. 얘기해줬으면 나 혼자 추억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손담비는 엄마를 향해 "오늘의 피날레를 하셔야죠. 유람선 타셔야죠"라며 엄마와 함께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했다. 갈매기에게 줄 먹이를 구입한 손담비는 "엄마 나 갈매기 싫어. 엄마가 줘. 엄마 가만히 있어. 엄마 무서워"라며 어리광을 부렸다. 이때 손담비는 갈매기 똥을 맞아 웃음을 자아내기도.

손담비는 "솔직히 그 모습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이런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갈매기. 이제 우리한테도 추억이 생겼네"라며 흐뭇해했다.

손담비 엄마 이인숙도 "오늘 잠이 안 올 거 같다.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데 놀러 다녀본 적도 없고 딸하고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다. 이미 지난 날을 후회해서 무엇하냐. 오늘이 첫 단계로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소희 기자 yaqqo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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