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레이더] 코로나 재유행에 지자체 '비상'…고위험군 보호 안간힘
지자체, 교육기관 등 감염세 확산 대비 위한 대책 마련 분주
(전국종합=연합뉴스) "지난 주말부터 코로나 환자가 크게 늘더니, 최근에는 하루에 입원하는 10명 중 3명이 코로나 확진자예요."
부산의 한 어린이병원 관계자는 "소아·청소년 중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심상치 않은 재 확산세를 보이자 각 지방자치단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개학을 앞둔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낼 생각에 걱정이 앞서고, 휴가철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단체 손님이 줄어 울상이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 표본 감시 결과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2월 첫째 주(875명) 이후 계속 줄다가 6월 말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최근 4주간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지난달 둘째 주 148명, 셋째 주 226명, 넷째 주 475명으로 매주 2배 가까이 늘다가 이달 첫째 주에는 861명으로 2월 수준까지 불어났다.
갑작스러운 확진자 급증세에 각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경기도와 경남도, 충북도, 세종시, 대구시, 강원 강릉시, 전북 전주시 등 일부 지자체들은 코로나 발생 추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도는 코로나19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기존 9곳에서 112곳으로 크게 늘렸고, 제주도는 6월 중단한 '감염 취약 시설 집단발생 주간 보고 체계'를 지난달 19일 재개했다.
경기도는 16명 규모 감염병 관리 태스크포스(TF)를 19일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강릉시는 비상 방역 대응을 24시간 체제로 전환했고, 인천시는 상시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취약 시설 집단 발병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광주시는 코로나 확산 대응을 위해 지역 의·약사회와 힘을 합쳤다.
구·군 보건소 및 약국과 온라인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코로나 치료제 재고 현황을 공유하고, 조제 기관 목록을 공유해 시민 불편을 줄인다.
노인요양시설 등 취약 시설과 고위험군에 중점을 둔 지원책도 속속 마련되고 있다.
대구시는 32개 팀 103명으로 이뤄진 감염 취약 시설 전담팀을 구성했다.
10월부터 65세 이상 어르신, 면역저하자, 감염 취약 시설 입원·입소자에게 코로나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는 방침도 내놨다.
충북도는 취약계층 밀집 시설에 종사자 증상 발현 시 업무 자제 및 환자 입소 시 코로나 검사 등을 당부했고, 세종시는 취약 시설에 방역 물품을 지원하고 환기시설을 점검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감염 취약 시설 집단 감염 시 역학조사한다는 지침을 세웠고, 제주도는 고위험군 치료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치료제 사용량 및 재고량을 수시로 확인해 필요시 질병청에 치료제 배정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포스터 등을 이용해 실내 환기, 손 씻기 등 예방 수칙을 홍보하기도 한다.
부산시는 코로나19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관련 포스터를 16개 구·군에 제공해 호흡기 감염병 확산 방지 홍보에 활용하도록 했다.
충북도는 이달부터 다음 달 30일까지를 코로나19 재유행 특별방지 기간으로 정하고, 옥외광고 등을 통해 예방 및 방역 수칙을 알린다.
과거 코로나 유행 상황을 경험해본 적 있는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김해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이번 주 지인들과 물놀이장을 가기로 했는데 코로나가 유행이라고 해 걱정"이라며 "요즘은 코로나에 걸려도 팬데믹 때처럼 직장을 쉴 수도 없고 병원 검사비도 비싸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휴가철 특수'를 기대했던 카페와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탓에 되려 손님이 줄어 울상이다.
충북 청주시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오늘 어린이집 단체 방문이 예정돼 있었는데 일부 아동들이 아파서 예약이 결국 취소됐다"며 "휴가철에는 매출이 오를 걸로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답답해 했다.
주말과 평일 가릴 것 없이 단체 이용객으로 북적이던 청주의 한 대형 카페는 이달 초부터 이용객 수가 줄기 시작하다가, 급기야 지난주 일요일에는 20%가량 급감했다.
이 카페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가족 모임을 비롯해 각종 소모임을 가지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한산하다"며 "직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가 하루빨리 지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아이를 가진 학부모들은 다가오는 개학이 가장 큰 걱정이다.
전북에 사는 40대 학부모 B씨는 "과거 아이들 2명을 포함해 온 가족이 시차를 두고 코로나에 걸린 적이 있어 걱정이 많다"며 "코로나에 걸리면 바깥 생활을 해도 정말 괜찮은지, 마스크만 써도 되는지 확실한 정보가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지역 교육당국은 개학을 맞은 학교에서의 감염세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시교육청은 개학 전후 2주간 모든 학교에서 감염병 자율 점검 기간을 운영하고, 2개교 이상 집단 감염 발생 시 '학교유행경보제'를 발령해 대응하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개학 후인 26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지역 43개 초중고교에서 전염 방지를 위한 집중 점검을 한다.
제주도교육청은 호흡기 증상이 있는 학생은 마스크 착용과 신속한 검사를 받도록 하고, 학생들이 장시간 실내 공간에 함께 머무는 점을 감안해 환기를 철저히 하도록 한다.
(차근호 손상원 나보배 김용민 이성민 고성식 한종구 이해용 정종호 최해민 김상연 장지현 기자)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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