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빨리" 노인 시설 찬성표에도…"설문 잘못" 갈등 고조 이 아파트

이용안 기자 2024. 8. 1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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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내 '데이케어센터(주간돌봄시설)' 설치를 두고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한자신)과 일부 주민 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한자신측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데이케어센터를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주민이 설치 절대 반대를 외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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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시범아파트 /사진=김유경

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내 '데이케어센터(주간돌봄시설)' 설치를 두고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한자신)과 일부 주민 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한자신측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데이케어센터를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주민이 설치 절대 반대를 외치고 있어서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자신은 지난 6~9일 동안 여의도 시범아파트 조합원 792명에게 데이케어센터 설치 찬반을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 결과는 찬성이 57.6%(456명), 반대가 42%(333명)였다. 데이케어센터는 65세 이상 노인성 질환자나 경증 치매환자들이 주간에 미술·음악 등 수업을 듣는 운동 치료 서비스 시설이다. 일본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인 시설이지만 국내에서는 '혐오시설'로 낙인찍혀 오해를 사고 있다.

앞서 조합은 데이케어센터를 뺀 '정비계획 변경 관련 조치계획서'를 서울시에 보냈는데, 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 정비계획을 수립할 때 서울시가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높이는 인센티브와 함께 공공기여시설로 데이케어센터를 지으라는 조건을 달았으니 이를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재건축 사업시행자인 한자신측이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서울시가 데이케어센터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굽히지 않고 있어서다. 설문 결과는 향후 정비계획 진행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반대하는 일부 조합원들이 설문 문항이 편파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데이케어센터 설치 반대 문항은 '데이케어센터가 전체 삭제될 때까지 정비사업 전면 중단'이었는데 정비사업 중단이라는 위협을 통해 설치 찬성에 투표하게끔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한 조합원은 "전체 조합원 1598명의 절반도 안 되는 인원을 대상으로 투표가 이뤄져 대표성도 떨어지고 설문 문항 자체가 편파적"이라며 "조합원의 재산권과 직결된 사항이니 조합총회 등을 통해 공개된 장소에서 찬반 투표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자신측이 데이케어센터를 은퇴 커뮤니티인 영등포50플러스센터 정도로 소개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자신 관계자는 "데이케어센터 설치는 서울시가 기부채납을 전제로 제시한 것인 만큼 총회 의결 사항이 아니다"라며 "반대하는 조합원이 많아 명분상 설문 조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니어들을 위한 데이케어센터는 혐오시설이 아니다"라며 "전체 연 면적 18만평에 90평 정도로 계획된 데이케어센터 하나로 아파트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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