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서 새벽으로” 바이오텍 글로벌 투자 유치 ‘훈풍’

상반기 바이오 IPO 작년 실적 추월
항암제 집중···당뇨·비만약도 인기
거품낀 코로나 이전 규모 넘을 듯
국내 신규 VC 투자는 14.8% 증가

[서울경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 기업공개(IPO) 훈풍이 불고 있다. 올 상반기 글로벌 IPO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2022년, 2023년 연간 조달한 자금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와 한국바이오협회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금 조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바이오텍의 글로벌 IPO는 총 11건으로 44억 달러(약 5조 9813억 원) 규모다. 2022년 바이오텍 IPO는 22건, 조달 규모는 35억 달러(약 4조 7582억 원)였다. 지난해에는 16건, 29억 달러(약 3조 9425억 원)였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 한해 조달되는 자금 규모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6억 달러(약 8조 9727억 원) 수준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어둠에서 새벽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 업계가 벤처캐피탈(VC)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141억 달러(약 19조 1689억 원)로 올해 연간 자금 조달액은 2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 279억 달러, 2023년 235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네이처는 “시장에 거품이 꼈던 2020년이나 2021년을 능가하지는 못하지만 암울했던 2022년과 2023년을 능가하는 규모”라고 진단했다.

VC 펀딩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질환은 암이다. 신경학, 당뇨병·비만 등 내분비학, 자가면역 질환도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달리티(치료접근법)별로 보면 항체약물접합체(ADC), 방사성리간드치료제(RLT) 분야로 투자가 몰렸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는 투자 열기가 식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바이오텍 투자도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7월 말 발표한 VC 투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바이오·의료에 대한 신규 VC 투자는 42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늘었다. 업종별로는 ICT서비스가 32.1%로 가장 많았고 바이오·의료는 15.7%로 뒤를 이었다. 글로벌 추세와 마찬가지로 국내 바이오·의료에 대한 투자도 초기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과 2021년 급증했다가 2022년과 2023년 급감한 바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관계자는 “2021년 말 이후 금리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바이오 같은 위험자산에서 멀어졌다”며 “세계적으로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고 하락 추세로 돌아선 만큼 바이오·제약에 대한 투자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정민 기자 mind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