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정찰위성이 발사 다음 날 돌연 ‘안전모드’에 빠진 이유는? [2020s 스페이스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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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새로운 전장이다.
이 시리즈는 우주를 놓고 거대 세력이 벌이는 활극과 아픔을 딛고 날아오르고 있는 우리 군의 정찰위성 프로젝트의 뒷이야기를 연재한다.
우리 군의 두 번째 정찰위성을 발사한 다음 날인 4월 8일.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 남아 있던 김 단장은 발사 다음 날까지 '통제센터' 밖을 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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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硏 425사업팀 가보니
우리 군의 두 번째 정찰위성을 발사한 다음 날인 4월 8일.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정찰위성 사업을 총괄하는 김경근 단장에게 반갑지만은 않은 전화가 걸려왔다. 국내 지상국에서 위성 상태를 모니터링하던 나경수 팀장이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작동되던 위성이 별안간 ‘안전모드’에 빠졌다는 전화였다.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 남아 있던 김 단장은 발사 다음 날까지 ‘통제센터’ 밖을 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위성은 우주에서 정상 작동하는지, 지상과 제대로 교신을 하는지 확인해야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발사 장면은 실시간으로 생중계됐고 ‘정찰위성 발사 성공’이라는 제목이 조간 1면을 장식했다. 나 팀장이 있던 지상국은 안전모드에 빠진 원인을 찾느라 비상이 걸렸다. 안전모드는 오류나 고장이 났을 때 위성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하드웨어 전원을 끄고 생명유지에 필요한 가장 작은 전장품만 가동된다. 기계 결함이 원인이라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혹시 개기일식 때문은 아닐까요.” 놀랍게도 같은 날 일어난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개기일식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나 팀장은 “해가 나와야 하는 시간에도 어둠이 지속되니까 위성이 비정상 상황이라고 인식했던 것 같다”며 “사람들은 일식보면서 소원을 빌고 있을 때 우리는 위성하고 씨름하고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처럼 인공위성은 발사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지난해 12월 발사한 정찰위성 1호기인 전자광학·적외선(EO/IR) 위성은 지난 13일 국방부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하고 임무 수행을 시작했다고 방사청이 14일 밝혔다. ADD에서 8개월간 검·보정 작업을 마치고 군으로 인도된 것이다.
대전=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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