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때 영양 결핍, 성인 당뇨병 위험 2배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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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기에 극심한 영양결핍을 겪었던 아기는 수십 년 후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약 2배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연구진은 1950~1953년 6.25전쟁(한국전쟁) 동안 영양결핍을 겪었던 태아가 성인이 됐을 때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을 겪을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2019년 6월 국제 학술지 '영양'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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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DNA에 돌연변이 생긴 영향으로 추정
임신 초기에 극심한 영양결핍을 겪었던 아기는 수십 년 후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약 2배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 등 공동 연구진은 1930~1938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1018만6016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8일자에 냈다. 1932~1933년 우크라이나는 최소 4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대기근(홀로도모르)을 겪었다.
제2형 당뇨병은 혈당 수치를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동맥경화와 황반변성, 만성콩팥병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대개 비만인 사람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 그런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임신 중 또는 유년기에 영양결핍을 겪었던 사람이 수십 년 뒤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각 개인이 겪은 기근의 심각도를 추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23개 지역에서 당시 식량 부족으로 발생한 초과 사망자 수를 분석했다. 그리고 지역별로 ‘극심’, ‘매우 심각’, ‘심각’, ‘기근 없음’ 등 4가지로 분류했다.
그 결과 1934년 초에 태어난 사람들, 즉 기근이 절정에 달했을 때 임신된 사람들은 성인이 됐을 때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기근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보다 2.21배나 더 컸다. 임신 중 이보다는 약하지만 ‘매우 심각’한 기근에 노출됐던 사람들은 당뇨병 위험이 1.5배 더 컸다. ‘심각’한 기근에 노출됐던 사람들은 1.3배 더 컸다.
반면 기근이 발생했을 때 임신 후기였던 사람들은 당뇨병 발생 위험이 그다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임신 초기가 영양결핍에 가장 취약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기근 동안 태아의 DNA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이 후천적인 유전 변화로 성인 때 당뇨병 발생 위험이 커졌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향후 이 가설을 확인하기 위한 동물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 임신 중 6.25전쟁 겪은 세대도 당뇨병 환자 많아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연구진은 1950~1953년 6.25전쟁(한국전쟁) 동안 영양결핍을 겪었던 태아가 성인이 됐을 때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을 겪을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2019년 6월 국제 학술지 ‘영양’에 냈다.
연구진은 해당 시기에 태어났거나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보냈던 2만5708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여성은 복부비만과 중성지방 수치 상승 위험이, 남성은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고밀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 위험이 더 컸다.
참고 자료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n4614
Nutrition(2019), DOI: https://doi.org/10.1016/j.nut.2019.0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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