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조정석, 천만 영화 바라는 이유 "이선균 마지막 유작" [TEN인터뷰]
[텐아시아=김서윤 기자]
"만듦새가 좋은 영화라 많은 분이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선균이란 배우의 마지막 유작이라는 점도 그런 말을 하게 된 이유다"
'파일럿'에 이어 '행복의 나라'를 선보이는 조정석이 천만 관객 돌파를 노린다.
조정석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행복의 나라' 관련 인터뷰를 진행,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으로 인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의 주요 계기로 꼽히는 10·26 사건과 그 직후 상황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조정석은 박태주의 변호사 정인후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앞서 선보인 '파일럿'에서 선보인 날렵한 턱선, 여장 비주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에 조정석은 "'파일럿' 때와 체중이 꽤 많이 차이 난다. 원래 얼굴 살이 나중에 붙는데도 (그렇다)"라며 "'슬기로운 의사생활' 촬영을 마치고 조금 쉬고 '행복의 나라'를 촬영했다. 휴가도 즐기다가 본 촬영 들어가기 전 테스트 촬영 때 감독님에게 '제가 살이 좀 쪘다. 살을 빼고 오겠다'라고 하니 너무 좋다고 하더라. 당황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를 보고 나니 왜 살 빼지 말라고 하셨는지 알겠더라. 그 당시 1979년대 사람 같더라"라면서도 "갓 캐낸 흙감자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정석은 '행복의 나라'가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제가 먼저 캐스팅된 걸로 알고 있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고 감독님의 전작들도 재밌게 봤었다. 배우가 할 수 있는 여러 역할이 있겠지만 새로운 기회, 도전처럼 느껴졌다"라며 "골프장 신을 빼놓을 수 없는데 그 시퀀스가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했다. 뭔가 시원했다. 말도 안 되는 판타지지만 우리 영화에 그렇게 배치해서 정인후가 일갈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서민적이고 코믹, 유쾌한 캐릭터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기대를 해주시는 걸 잘 안다. '행복의 나라' 정인후처럼 이런 역할들은 저한테 많이 찾아오지 않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라며 "어떤 역할이든 갈증은 있지만, 빈도수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못해본 스릴러, 누아르에 대한 갈증은 늘 있다"라고 밝혔다.
조정석은 함께 호흡을 맞춘 유재명에 대해 "시나리오를 받고 고사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유재명이란 배우는 최고지 않나. 몇 번 작품을 해봤지만 대치하는 작품을 만나기 쉽지 않아서 해보고 싶었다. 형님이 너무 잘할 것 같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카메오로 오셨을 때 조심스럽게 '형 진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라며 "분장한 유재명의 모습은 되게 위협적이고 무서웠다. '이런 얼굴이 또 있구나'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촬영에 들어가서는 너무 무섭더라. 제가 보지 못했던 눈빛들을 발견했다. 촬영이 다 끝나고 분장을 지우면 러블리한 재명이 형으로 돌아온다. 확연한 차이를 느끼니까 무섭더라"라고 극찬했다.
'행복의 나라'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이선균의 마지막 유작이다. 조정석은 "(이선균이) 봤다면 고생 많았다고 한마디 해줄 것 같다"라며 "너무 아쉽다. 이선균이라는 배우를 좋은 작품으로 또 보고 싶다. 너무 좋아하는 배우고 형이지만, 이선균 필모그래피에서 이렇게 묵직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촬영 때도 '이 역할을 해서 팬으로서 너무 좋다'고 이야기했다. 형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 그런 것들이 신기하고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영화를 보다가 무너진 순간도 있었다고. 조정석은 "영화를 영화로 제대로 보고 싶어서 최대한 사적인 마음을 배제하면서 봤다"고 말하면서도 "그런데 어느 순간 무너지더라. 제가 이원종 선배님을 증인대에 세우려고 확답을 얻고 기분 좋다고 와서 취조실에서 '한다면 한다'고 하면서 박태주와 하이파이브 하던 장면에서 무너졌다"라고 털어놨다.
그간 구체적인 목표 관객을 전하지 않던 조정석은 '행복의 나라'는 천만 관객을 돌파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만듦새가 좋만듦새가 좋은 영화라 많은 분이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선균이란 배우의 마지막 유작이라는 점도 그런 말을 하게 된 이유다"라고 전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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