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군 사병, 1000만원 받고 中에 한미훈련 기밀 넘겨
방산업체에 유출한 혐의로 조사 중
해군 병사가 지난해 말 한미 연합훈련 및 한·호주 연합훈련 관련 기밀 등을 중국에 1050만원가량을 받고 건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또 현역 대령이 신형 무인수상정 관련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방첩사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군 정보사령부 군무원이 블랙요원 신상 정보 유출로 간첩죄 혐의로 구속되는 등 전반적인 군의 보안 의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가 14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군사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해군 병사 A씨는 지난달 군형법상 군기누설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조력자였던 B씨는 전역해 민간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2023년 11월쯤 미국과의 연합 연습을 위해 해군이 번역한 미국 군사 교범 일부 페이지, 한·호주 연합훈련 ‘해돌이-왈라비’ 훈련 및 한미연합 인도적 지원/재난구호(HA/DR) 훈련 관련 문건 일부, 부대 현황 등을 군용 백팩에 은닉해 빼돌렸다. 이후 문건 사진을 찍어 카카오톡을 통해 해군 병사 B씨에게 보냈고, B씨는 다시 위챗·텔레그램 등 메신저로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이 내용을 중국인에게 유출했다. A·B씨는 이에 대한 대가로 세 차례에 걸쳐 도합 5만5000위안(약 1050만원)을 받았다. 군 관계자는 “만약 중국에 넘어갔다면 중국 측이 사전에 우리 훈련 정보를 파악해 감시 자산을 배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군사법원은 1심에서 “우리 군이 미국 교범을 번역해 교리를 발전시키고 있음이 알려짐은 물론, 해군의 전략·전술이나 발전 방향이 노출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군사법원은 해군 병사로부터 정보를 취득한 중국인이 “불순한 의도로 다량의 대한민국 군사 자료를 전방위적으로 수집하는 집단의 일원일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A는 입대 전 중국 광저우의 학교에 재학 중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인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국인이 북한과 연계됐는지 여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방첩사는 해군사관학교 교수 C씨(현역 대령)에 대해 신형 무인수상정 관련 정보 유출 혐의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특정 방산 업체에 ‘무인수상정 운용 개념’ 등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한다. 운용 개념은 향후 방산 업체가 설계 사업 공모 시 일종의 ‘답안지’처럼 활용할 수 있다.
강대식 의원은 “방위력 개선만큼이나 보안은 우리 안보의 핵심인 만큼 방첩 기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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