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완료" 문자없이 조용했던 날…1년에 하루 택배기사도 휴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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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과 명절을 제외하고 쉬는 날이 없는데 오늘은 가족들과 바닷가로 여행갑니다."
지난 14일 10년 차 택배 기사 박모씨(40)는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30년째 택배 기사로 일하는 오모씨(52)는 "올해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쉬게 되는데 쉬는 건 좋지만 금요일에 마주할 밀린 물량을 생각하니 걱정"이라며 "광복절을 전후로 택배 없는 날을 유연하게 조율해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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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과 명절을 제외하고 쉬는 날이 없는데 오늘은 가족들과 바닷가로 여행갑니다."
지난 14일 10년 차 택배 기사 박모씨(40)는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은 올해로 시행 3년 차를 맞은 '택배 없는 날'이다. 택배 없는 날은 2020년 코로나19(COVID-19) 펜데믹으로 택배량이 급증하면서 택배 기사의 업무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시작됐다. 당시 고용노동부와 주요 택배사는 '매년 8월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했다.
올해도 CJ대한통운·한진택배·롯데글로벌로지스·우체국 택배·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와 소속 택배 기사들이 14일부터 이틀간 휴식에 들어갔다.
박씨는 보통 오전 8시쯤 출근해 오후 6시~오후 8시까지 일한다. 택배 분류를 위한 인력이 충원되면서 업무 부담은 조금 줄었지만 하루 평균 300~400여개의 택배를 배송한다.
가장 바쁜 날은 화요일이다. 주말에 출고되지 않은 물건이 월요일부터 출고되면서 화요일에 물량이 대거 몰린다. 그는 "화요일은 평균 12시간을 일한다고 보면 된다"며 "물량도 다른 평일과 비교해 100개 정도 더 많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일하는 10년 차 택배 기사 정모씨도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한다. 그는 택배 단가가 떨어지면서 업무 부담이 더 늘었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택배 단가가 10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물건을 더 많이 배송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쉬는 날이 거의 없어 강제로라도 쉴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택배 기사들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들도 많다. 직장인 김모씨(32)는 "더운 여름철에 쉬지 않고 무리하다 보면 열사병 등이 올 수 있다고 본다"며 "택배 배송이 일상화돼 있는 요즘 택배 기사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씨(29)는 "며칠 불편은 하겠지만 택배 기사들이 쉬는 동안 마트, 시장 등 다른 유통 업체로 직접 가게 되니 상생에도 좋을 것 같다"며 "택배 받는 것에 익숙해져 택배 기사들의 소중함을 몰랐는데 새삼 감사하다는 마음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대형 택배사가 휴식기를 가지면서 쉬지 않는 중소택배사로 물량이 몰린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형 화물 택배 회사에서 일하는 백모씨(42)는 "인근에 복숭아 과수원이 많은데 이 시기가 가장 절기"라며 "갑자기 대형 택배사들이 운영을 멈추니 농장 주민들 사이 혼선이 생기고 업무량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워낙 업무가 고되다 보니 제도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했다.
'택배 없는 날'을 유동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30년째 택배 기사로 일하는 오모씨(52)는 "올해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쉬게 되는데 쉬는 건 좋지만 금요일에 마주할 밀린 물량을 생각하니 걱정"이라며 "광복절을 전후로 택배 없는 날을 유연하게 조율해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선범 전국택배노동조합 정책국장은 "최근 3년 동안은 택배 없는 날을 지정해 택배 기사들이 쉬도록 하나 1년에 하루라 부족한 면도 없지 않다"며 "궁극적으로는 택배기사들에게도 연·월차 등이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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