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날'과 아침밥의 의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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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침마다 들었던 엄마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가 하나 있다.
엄마는 왜 그렇게 아침밥을 못 먹여서 야단이셨을까.
아침밥을 통해 건강한 에너지를 몸속 가득 저장하고 가족들이 그 에너지를 양분 삼아 힘찬 하루를 살아내길 바라는 마음, 집을 벗어나 험난한 사회 속에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라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두 명 중 한 명은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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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침마다 들었던 엄마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가 하나 있다. '얼른 일어나서 아침 먹어', '얼른 밥 먹고 학교 가야지' 하는 말이다.
엄마는 왜 그렇게 아침밥을 못 먹여서 야단이셨을까. 어른이 되고 보니 그 마음이 이해된다. 아침밥을 통해 건강한 에너지를 몸속 가득 저장하고 가족들이 그 에너지를 양분 삼아 힘찬 하루를 살아내길 바라는 마음, 집을 벗어나 험난한 사회 속에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라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건강을 위해 아침밥을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알아도 아침마다 밥을 챙겨 먹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중 주 5일 이상 아침식사를 하는 비율은 지난해 기준 약 50%다. 두 명 중 한 명은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는 의미다.
최근 농협에서 '전 국민 아침밥 먹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 추세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평균 56.4㎏에 불과하다. 1990년 119.6㎏의 반토막 수준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즉석 밥 한 공기가 210g이니 국민 1인당 하루에 밥 한 공기도 먹지 않는 셈이다. 쌀을 대체하는 다양한 먹거리가 등장하고 국민들의 입맛도 변했기 때문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전통적인 식생활 및 식품 선호도의 변화를 불러왔다.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다보니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는 공급과잉 기조가 고착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쌀값 하락과 농가소득 감소로 이어져 쌀 중심으로 형성된 우리나라 농촌경제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쌀 농업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자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재화이기 때문이다. 특히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유일하게 100% 식량을 자급할 수 있는 쌀의 가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8월 18일은 쌀의 중요성과 소비촉진을 독려하기 위해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제정한 '쌀의 날'이다. '쌀의 날'은 한자 쌀 미(米)를 분해하면 八·十·八이 되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한 톨의 쌀을 얻기 위해서는 농부의 손길이 여든여덟 번 필요하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우리 농업의 소중함과 쌀 한 톨에 깃든 농업인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느껴보길 기대한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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