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피했지만' 염경엽 감독 분노의 심판 배치기…실속도 없고, 역전패 과정도 최악이었다

김민경 기자 2024. 8. 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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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곽혜미 기자
▲ 최수원 KBO 심판위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이례적인 분노를 표출했다. 최수원 주심에게 항의하다 배치기를 할 정도로 감정이 격해 있었다. 퇴장은 피했지만, 분명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LG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간 시즌 11차전에서 5-9로 역전패했다. 5-3으로 앞서다 8회 대거 6실점 하면서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LG는 이날 에이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내보냈다. 5연승 흐름에서 에이스가 등판했으니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경기였고, 에르난데스는 6이닝 93구 6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9탈삼진 2실점 호투로 KBO리그 데뷔 2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심지어 한화 야수들까지 LG를 돕는 듯했다. LG는 1회초 상대 실책에 힘입어 손쉽게 선취점을 뽑았다. 1사 후 신민재가 좌중간 3루타를 친 상황. 한화 좌익수 김인환이 유격수 황영묵에게 중계 플레이를 하고, 황영묵이 3루수 문현빈에게 중계 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악송구가 나오면서 신민재가 홈까지 내달릴 수 있는 틈이 생겼다. 신민재가 3루타에 유격수 실책을 더해 득점하면서 LG는 1-0으로 앞서 나갔다.

2회초 LG는 또 실책에 힘입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1사 후 김현수가 우익수 오른쪽 2루타로 출루한 상황. 박동원이 3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2사 2루가 되나 싶었는데, 3루수 문현빈의 1루 악송구 실책이 나왔다. 2루주자 김현수는 실책에 힘입어 득점했고, 타자주자 박동원은 2루까지 갔다.

초반 2실점 모두 실책으로 내준 문동주는 크게 휘청거렸다. 1사 2루에서 박해민이 우월 투런포를 날려 4-0까지 도망갔다. 박해민은 볼카운트 2-0로 유리한 상황에서 시속 155㎞짜리 몸쪽 직구를 받아쳤다.

그런데 LG가 4-2로 앞선 7회초 별안간 염 감독이 분노했다. 1사 1, 3루 문보경 타석에서 염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최수원 주심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손짓이 한화 투수 김규연을 향하고 있었다. 염 감독은 어필 과정에서 최 주심에게 배치기를 시도할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최 주심은 염 감독과 신체 접촉은 없었기에 퇴장을 명령하진 않았으나 퇴장을 줘도 할 말은 없는 과한 어필이긴 했다.

LG 관계자는 이에 "염경엽 감독이 보크 관련 어필을 했다"고 설명했다.

▲ 한화 이글스 김규연.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김규연의 보크를 지적했다. ⓒ 한화 이글스

감독이 주심에게 퇴장을 불사할 정도로 큰 액션을 취할 때는 보통 경기 분위기 반전이 필요할 때 나온다. LG는 4-2로 이기고 있었으나 5연승 과정에서 필승조를 꽤 소진해 조금 더 점수차를 벌릴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초반 4득점 이후 계속 추가점이 나오지 않으니 염 감독도 답답할 법했다.

보크 어필의 결과 실속을 챙기진 못했다. 문보경이 한화 좌익수 김인환의 타구 판단 실책성 플레이에 힘입어 좌전 적시타를 기록해 5-2로 도망가긴 했으나 계속된 1사 1, 2루 기회에서 오지환과 김현수가 각각 좌익수 뜬공과 헛스윙 삼진에 그쳐 더 도망가지 못했다.

넉넉히 점수차를 벌리지 못한 대가는 컸다. LG는 7회말부터 불펜을 가동했는데 김진성이 1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8회말 대거 6실점할 때는 이지강(0이닝 2실점)-김영준(⅓이닝 4실점)-김유영(⅔이닝)까지 3명을 투입해 겨우 막았다.

8회 무너지는 과정이 최악이었다. 5-4로 쫓긴 무사 1, 2루에서 김영준이 채은성에게 우전 안타를 얻어맞을 때였다. 한화 3루 코치가 2루주자 김태연을 3루에서 멈추게 한 사이 1루주자 노시환은 2루를 돌아 이미 3루로 향하고 있었다. 우익수 홍창기에게 다른 야수들이 이 상황을 재빨리 알리기만 했어도 수습할 수 있었는데, 홍창기는 이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지 뒤늦게 홈이 아닌 2루로 송구했다. 덕분에 한화는 수습할 시간을 벌었고 김태연은 득점하면서 노시환은 3루까지 갔다. 한화가 5-5 균형을 맞추자 LG는 와르르 무너졌다.

LG는 이날 6연승을 달렸다면, 선두 KIA 타이거즈와 3경기차까지 좁힐 수 있었다. 그러나 한화의 반격에 무너지면서 오히려 3위 삼성 라이온즈의 0.5경기차 추격을 허용했다. LG로선 너무도 뼈아프고 충격적인 대역전패였다.

▲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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