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깨운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12번째 ‘위안부’ 기림일

박준우 기자 2024. 8. 1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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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째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인 14일 국내외 시민단체는 집회와 문화제를 이어가며 피해자들의 용기를 기렸다.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것을 기리기 위한 날로, 2012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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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시민단체, 기림일 맞아 집회·문화제…日정부에 사죄·배상 요구

일본 대학 교수·학생도 문화제 참여…"일본인이라도 역사 마주해야"

12번째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인 14일 국내외 시민단체는 집회와 문화제를 이어가며 피해자들의 용기를 기렸다.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것을 기리기 위한 날로, 2012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지정됐다. 국내에서는 2017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법정기념일이 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낮 12시 한국, 일본, 미국 등 8개국 145개 단체와 함께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2차 세계연대집회와 1천661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 한국 정부의 피해자 명예 회복 조치 등을 촉구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은 찜통더위에도 학생과 시민 400여명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공식사죄 법적배상’이 적힌 종이 팻말을 들고 "한국 정부는 굴욕외교 중단하고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회복에 적극 나서라", "친일 역사부정 세력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를 향한 명예훼손과 2차 가해를 즉각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일본 정부는 역사를 부정하고 범죄사실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한국 정부는 그 공범이 돼 역사 지우기에 함께하고 있다"며 "혐오와 차별, 역사 왜곡이 난무한 상황에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본 정부가 반인도적 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 법적 배상하는 그날까지 세계 시민들과 연대해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광기 정의연 이사는 "인권활동가 김학순 님의 용기는 침묵하고 있던 피해 생존자들을 깨웠으며 전 세계 시민에게 용기를 줬다"며 "(그 용기는) 대한민국을 짓누르고 있는 반역사적, 반인권적 친일행위가 횡행하는 지금 의미가 더 크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인 이재정 의원,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 정치인도 참석했다.

기림일 기념행사는 저녁까지 이어졌다.

정의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특별전시·시민참여 부스를 운영한 뒤 오후 6시 30분 나비문화제를 열었다. 반일행동 희망나비도 오후 7시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기림일 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박필근 할머니의 영상 메시지도 공개됐다. 이용수 할머니는 대구에서 열린 행사 참여로, 박필근 할머니는 건강 문제로 문화제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다.

박필근 할머니는 "다 보고싶지만 힘이 쓰여 한 걸음도 못 걷는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문화제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꼭 기필코 해결해야 한다.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비문화제에는 시민 약 200명이 자리를 지켰다. 일본 도쿄 히토쓰바시 대학에서도 가토 게이키 교수 지도 아래 학생 2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학 사회대학 2학년 윤선영(22)씨는 "우리 아래 세대에게 또다시 문제해결 책임을 떠넘기게 될까 봐 두렵다"며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윤씨와 함께 있던 가타야마 도모키(20)씨는 "일본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부할 기회는 있었어도 이렇게 현장에 오는 것은 정말 귀중한 경험인 것 같다"며 "일본인이라고 해서 역사를 마주하지 않으려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용기의 파도 속으로’<YONHAP NO-2479>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용기의 파도, 평화의 해일’을 형상화한 파도 모형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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