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분위기 쇄신, 소통, 민생 인사?

유태영 2024. 8. 14.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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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다음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느새 한 총리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총리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사실이 대중의 뇌리에서 사라지는 동안 개각은 착착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총리 인선은 감감무소식이고 정부 곳곳엔 야당과 대결형 인사가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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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민심 수용 인사 기대했는데 대야 대결형 인사만 즐비

집권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다음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야권 성향 인사까지 포함해 여러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더니 언젠가부터는 하마평도 잘 들리지 않는다.

어느새 한 총리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윤석열정부 초대 총리인 그는 지난 5월21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그는 노무현정부 때도 10개월여간 총리를 지낸 적이 있다. 합치면 이낙연 전 총리(2년7개월여)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제는 재임 2년3개월째를 향한다. 연속 재임 기록을 새로 쓰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유태영 정치부 차장
총리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사실이 대중의 뇌리에서 사라지는 동안 개각은 착착 이뤄지고 있다. 정권 초기부터 장관직을 수행하던 5명 중 3명이 바뀌거나 후임자가 지명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2년간 장관직을 맡은 분들이 있고, 각 부처 분위기도 바꾸고, 더욱 소통하고, 민생 문제에 다가가기 위해” 개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장관은 2명이다.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의료개혁이라는 중차대한 현안을 맡고 있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각각 탄핵소추와 전임 후보자의 잇단 낙마로 실제 일한 기간은 2년이 채 안 된다.

최근 장·차관급 인선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이 적지 않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새 이사 선임을 앞두고 발탁된 방송통신위원장은 MBC 민영화 논의의 당사자이자 노조 불법 사찰 묵인으로 손해배상 확정 판결까지 받은 이력이 있다. 유튜버로 활동하며 “불법파업에는 손배 폭탄이 특효약”, “세월처럼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은 물러가라” 등 반노동·극우 성향 발언을 쏟아냈던 사람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신임 독립기념관장은 광복절을 두 쪽 내고 있다. 다른 건 둘째 치더라도 국난 극복사 자료 수집·연구·전시와 독립운동가 선양이 주목적인 독립기념관 수장이 취임 일성으로 ‘친일파 명예 회복’을 언급한 건 부적절하기 짝이 없다. 자신 때문에 파행하는 정부 경축식에 참석하느라 자체 8·15 행사를 방관하는 모습엔 아연실색해질 뿐이다. 3대 역사기관장 뉴라이트 인사 등용, 석연치 않은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합의로 가뜩이나 도끼눈을 부릅뜬 이들이 수두룩한데, 반발이 안 나올 수 없다.

정점을 찍은 건 국방부 장관, 대통령경호처장, 국가안보실장 간에 이뤄진 회전문 인사다. 국방부 장관은 취임한 지 1년도 안 됐다. 한반도 안보환경의 가장 큰 변수인 미국 대선도 80여일 남았다. 안보라인 정비 시기·배경이 아리송하다. 더욱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인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의 한복판에 있는 인물이다.

애초 한 총리가 사의를 밝힌 뒤 여권에서는 후임으로 ‘여야 협치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경고장을 꺼내든 총선 민심을 수용한 것이라고 평가됐다. 그런데 총리 인선은 감감무소식이고 정부 곳곳엔 야당과 대결형 인사가 즐비하다. 과연 이런 인선이 윤 대통령이 말한 분위기 쇄신, 소통, 민생과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다.

유태영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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