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더워서 지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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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로 두 번이나 부모님을 오시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엔 한국어가 가능한 여동생을 대동하고 아버지가 오셨다.
마음 굳게 먹었으나 아버지를 보고 있자니 흔들렸다.
문제는 이들에게 한국어가 난공불락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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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다. 부모가 한국에 돈 벌러 간 사이 조부모 잔소리 견디고 허전한 마음 달래느라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공부가 몸에 익지 않았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이해 못 하는 바도 아니다.
이렇게 고등학교에 갈 수 있을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거나 취업을 할 수 있을까? 애타고 조급한 사람만 여럿 생겨나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어 때문에 취업과 대학 진학이 어렵다고 했다. 기능사 시험을 보기도 어렵고 자격을 취득해도 정확한 의사소통을 필요로 하는 현장에 취업하기 어렵단다. 대학이 요구하는 수준의 토픽 등급을 취득하기도 어렵지만 대학에 들어가도 학업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 모든 과정에 교사의 역할과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힘겨워했다. 공감이 갔다.
그래서 중학교에서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시키면 좋겠다고 했다. ‘헉! 이게 무슨 말인가! 오죽하면 부모를 불러 위탁 해지를 알렸겠는가!’ 이주배경 고등학생의 진로지도가 이리 대책 없이 힘들다는 얘기로 듣기로 했다.
이주배경 청소년 증가라는 현실 앞에 아이들의 교육권을 생각하고 정착을 지원하는 손길도 늘고 있다. 그러나 갈 길은 멀고 또 험하다. 그렇다 치자. 힘들지만 어른이니까.
아이들은 어떨까? 이주의 타격을 감당하기에 청소년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언어도 익히기 전에 마음도 먹기 전에 내일의 과제가 급류처럼 밀려든다. 어쨌거나 내 마음이 내 맘대로 안 되는 청소년인데 말이다.
그래서 교육과 돌봄에 담긴 어른들의 애정이 불안한 눈빛과 수시로 교차한다. 어른이지만 힘들다. 이대로 지쳐가기 전에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 심정적인 게 아니다. 인력과 재원으로 해달라.
정종운 서울 구로구가족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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