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철호의플랫폼정부] 공감 정부, 이젠 감성의 힘에 주목하자

2024. 8. 14.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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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감성 행정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논리적 사고나 이성이 아닌 국민이나 내부 직원의 감성적 반응을 유도하는 감성 마케팅을 통해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려는 정부 관리의 한 방법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좋은 정부란 이성에 기반을 두어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며 감정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정부를 지칭한다.

대표적으로 20세기 초 미국에서 불었던 좋은 정부 운동이었으며, 그 핵심은 능률적인 정부를 만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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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화된 갈등 풀 열쇠는 국민 정서와의 공감
머리 아닌 마음 움직일 때 지지·신뢰 더 얻어
한때 감성 행정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행정행위의 기반을 이성과 더불어 감성을 함께 고려하자는 것이다. 논리적 사고나 이성이 아닌 국민이나 내부 직원의 감성적 반응을 유도하는 감성 마케팅을 통해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려는 정부 관리의 한 방법이다. ‘다정한 조직이 살아남는다’의 저자인 엘라 워싱턴에 따르면 직원이 존중과 지지를 받고,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는 다정한 조직의 경쟁력이 더 높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국민을 존중하고 다정하게 소통하며 군림하지 않는다고 국민이 느끼는 정부라면 그 경쟁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지금 감성 행정에 다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감하는 정부를 만들자는 것이다. 효율적이며 생산적인 정부를 만들자며 디지털 기술로 옷을 입히는 정부혁신이 정작 국민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런 혁신은 환영받지 못한다. 특히 갈등이 일상화된 지금, 갈등을 사전에 해소하려면 정부가 국민의 감정과 정서를 내 일처럼 공감해야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이성에 기대어 정교하게 계산하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관료제적 행정 관리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보편적이며 획일적인 행정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감성적 피로감이 증폭되고 있음을 더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AI)이 고도화할수록 이성적 행위와 논리적 사고는 더욱 AI에 의존하게 되지만 역으로 감성의 가치도 급격히 높아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좋은 정부란 이성에 기반을 두어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며 감정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정부를 지칭한다. 이런 정부를 만들려고 의욕적으로 노력했던 때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20세기 초 미국에서 불었던 좋은 정부 운동이었으며, 그 핵심은 능률적인 정부를 만드는 것이었다. 미국 사회에 만연했던 엽관주의 폐해를 과학적인 절차와 방식을 도입하여 정부가 능률적으로 일하게 하자는 행정혁신 운동이었다. 미국의 과학적 행정 개혁은 이후 여러 나라의 혁신 모델로 작용하였으며 우리 정부의 행정혁신도 예외는 아니다.

한 세기가 지나면서 세상은 급변하고 있으며 다양하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역시도 영향을 받고 있으며 공무원들의 인식과 일하는 자세 및 방식 등이 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변화는 국민을 정부의 주인으로 인식하는 데서 비롯된다. 국민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니즈를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는 것이 더는 시혜가 아니라 정부의 의무이며 존재 이유이다. 이제 좋은 정부란 능률을 넘어 소통하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감성을 느끼고 공감하는 정부여야 한다. 현장 근무자가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정서적 여유가 정부에 대한 이미지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20세기 초 미국 국민이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과 한몸이 되어 격동의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국민에 대한 그의 진정한 사랑과 행동을 국민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닌 마음을 움직일 때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정된 공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정부 역할이 요구되는 한 이성의 힘은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효율적 자원배분 이전에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는 효율이 아니라 공정의 문제다. 여기에 감성의 따뜻함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머리는 차갑지만, 마음은 따뜻한 공감 정부를 만들어 보자.

오철호 숭실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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