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 빌딩, 스마트팜 식당… 기후위기에 힘 합치는 식품과 건축[김대균의 건축의 미래]
바다 위 ‘부유식 젖소농장’과 수직농업-수경재배 스마트팜 등
극한기후 속 안정적 식품 공급 대안
역사적으로 건축과 음식은 인류가 가축과 작물을 기르고 식량을 저장하고 음식을 만드는 행위와 그 궤를 함께했다. 가축과 작물을 가두거나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치는 행위는 파크(park)와 정원의 시초가 되었고, 축사와 저장고는 집의 가장 중요한 자산을 보관하는 금고였으며, 조리 행위는 불과 함께 집의 중심이었다. 또한 마을의 식당과 카페는 역사적으로 지역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되었다.》
음식과 건축은 놀랄 만큼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기후와 지리는 작물과 가축이 자라는 바탕이 된다. 건축도 기후와 지리에 따라 건조한 지역에서는 흙을 주된 재료로 사용하고, 습한 지역은 땅에서 건물 바닥을 최대한 올려 짓는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은 지붕의 경사가 급하고,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은 처마의 형태가 발달했다. 지역마다 식문화가 다르듯 지역의 생활문화는 고유한 지역 건축문화를 형성한다. 지역의 종교와 관습은 식재료의 선택과 조리 과정, 식사 공간에 영향을 주고, 건축 역시 종교와 관습에 따라 방의 구별이나 향에 따른 배치, 공간의 위계 등 다양한 영향을 받는다. 음식과 건축은 각 지역의 역사, 기후, 지리, 문화, 종교 등에 따라 수많은 다양성을 지니고 있기에 가장 지역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음식과 건축은 가장 세계적인 것이기도 하다. 기후, 경제, 정치, 인구, 문화 등으로 세계가 복잡하게 연결되면서 가장 큰 영향을 주고받는 것 중 하나가 음식과 건축이다. 기후 위기는 생산되는 작물의 지형도를 바꾸어 수백 년간 이어온 일부 어업과 농업이 소멸했고 동시에 새로운 작물의 수확으로 지역의 음식과 건축을 바꾸고 있다. 한편 일부 국가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식량 빈곤과 주택난에 처한 반면에 한국이나 일본 같은 일부 국가는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으로 전통적인 농업과 농촌이 붕괴하고 농촌에서는 빈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노동력의 불균형과 정치의 불안은 이민으로 이어져 기존 문화에 새로운 문화가 접목되는데 이런 과정에서 사회적 혼란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김대균 건축가·착착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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