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이 다른 ‘관용차’
‘화성시 카셰어링’ 야간·주말 등 업무 외 시간에 대여
평일 요금 1만2000원…파주·광명 등서 벤치마킹도
지난 11일 오후 경기 화성시 남양읍 화성시청 내 전기차 충전소 앞에는 쓰지 않는 관용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충전소 기둥에는 ‘화성시 카셰어링’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수 있는 QR 코드가 있었다.
앱을 설치하고 운전면허증, 신용카드 등록 등 간단한 준비 과정을 마친 뒤 곧바로 차량 대여 절차로 넘어갔다. 스마트폰으로 차량의 전·후면 사진을 찍고 버튼 하나 누르니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차 문이 열렸다. 차를 빌리는 데 걸린 시간은 2분이 채 되지 않았다.
14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는 관용차로 사용하는 차량을 업무 외 시간에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대여해주는 관용차 셰어링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21년 3월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화성시는 현재 총 12대의 관용차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대여는 시작일부터 지난달까지 3년4개월 동안 총 5100여건 이뤄졌다. 월평균 이용률은 170여건 수준이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앱스토어 또는 플레이스토어에서 전용 앱인 위블비즈를 내려받아 절차에 따라 진행하기만 하면 된다. 반납할 땐 다시 원래 자리에 주차해놓으면 된다. 주행 중 전기차 배터리 잔량이 떨어지면 차량 내부에 있는 카드로 충전소에서 충전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운영 사업이다 보니 이용 요금도 민간 차량 공유 서비스에 비해 70%가량 저렴하다. 평일 1일권(오후 6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30분까지) 요금은 1만2000원, 주말(금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월요일 오전 8시30분까지)은 10만8000원이다. 여기에 운행 거리에 비례해 약간의 추가 요금(1㎞당 80원)을 부담하면 된다.
이 사업은 평일 야간이나 주말 등 관용차를 쓰지 않는 시간대에 시민들에게 대여해 차량 사용률을 높이고, 공유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런 점을 높게 평가받아 2021년에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적극 행정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사업은 다른 지자체로도 퍼지고 있다. 경기 파주와 광명 등에서 화성시 사업을 벤치마킹해 시행하고 있다.
화성시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무료로 관용차를 빌려주는 ‘취약계층 주말 여가활동 지원 사업’을 검토 중이다. 차량을 이용하기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주말 동안 차량을 제공해 이동·생활 편의를 증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화성시에서 대여하는 차량 12대 중 2대는 비상용으로 공유 대상에서 제외해 남겨두고 있다. 화성시는 향후 비상용 차량 2대를 주말 동안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노강우 화성시 재산관리과 주무관은 “현재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관용차 공유 서비스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차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공유가 활성화되는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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