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이기 이전 동등한 경쟁자···손흥민이 양민혁에게 던진 메시지 “내 자리 100% 물려줄 생각, 아직 없다”
“내 자리를 100% 물려줄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이제는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게된 후배 양민혁을 향해, 손흥민(토트넘)이 던진 메시지는 간단했다. 치열한 경쟁을 스스로 이겨내라는 것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는 14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손흥민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내년 1월부터 토트넘 선수단에 합류하는 양민혁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도록 돕겠지만, 순순히 자리를 물려주진 않을 거라며 선을 그었다.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북런던에서의 삶과 문화 등에 대해 조언해줄 생각이냐’는 질문에 “우선 힘들 것이라는 것을 얘기해주고 싶다”고 운을 뗀 뒤 “EPL은 결코 쉬운 무대가 아니다.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와 문화, 피지컬, 인성, 그리고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것 등 모든 부분이 완벽히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겁을 주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 양민혁에게 도움이 될 현실적인 이야기다.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여기서는 어린 선수들이 매일 같이 기회를 잡고 싶어 한다. 그들이 서로 포지션을 차지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혁은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친다. 양민혁의 경쟁 대상에는 당연히 손흥민도 포함된다. 손흥민은 양민혁이 ‘손의 아들’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난 아직 여기 있다”며 웃은 뒤 “당연히 양민혁이 그 세대에서 최고 선수가 되도록 도울 것이지만, 내 자리를 100% 물려줄 생각은 아직 없다. 쉽게 계승하게 두진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경쟁을 이겨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편 어느덧 EPL 10년차에 접어든 손흥민은 자신의 롤모델로 한국 축구의 전설인 박지성을 언급했다. 손흥민은 “박지성처럼 모범을 보이는 좋은 주장들을 많이 봤다. 박지성을 주장이자 인간으로서 정말 존경한다”며 “그는 항상 모든 선수들을 챙겼다. 항상 박지성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토트넘의 레전드로 남기 위해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매우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더욱 다졌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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