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금융의 늪] ➀ 연이율 5000%.. 숨막히는 협박까지

(앵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채의 늪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목숨까지 담보해야 하는 불법 사금융의 실태를 연속 보도합니다.

살인적인 고금리에 연체료까지 받아내고, 돈을 갚지 못하면 SNS에 사진과 영상을 이른바 박제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A씨는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한 대부 업체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총 3백만 원을 빌렸습니다.

신용도가 낮아 일반 금융권에선 대출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원금은커녕 이자 갚기에도 버거웠습니다.

게다가 상환이 조금만 늦어도 연체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갔다고 말합니다.

A씨 / 불법 사금융 피해자
"20만 원을 빌려주면 일주일에 40만 원을 받아갔어요. 10분 늦으면 연체료 50만 원, 30분 늦으면 연체료 100만 원..."

A씨의 주장대로 연이율을 계산하면 무려 5천 퍼센트가 넘습니다.

업체에선 돈을 빌려주기 전 특이한 영상도 찍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영상은 제때 돈을 갚지 않으면 SNS에 그대로 게시됐습니다.

A씨 / SNS 영상
"제가 아버지 000, 누나 000, 친구 000... 개인 정보를 팔아서 이렇게 돈을 빌리게 됐습니다."

취재진이 이 SNS를 확인해 봤더니,
1백 명가량의 영상이 게시된 것으로 확인됐고,

일부는 제주도민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업자들이 가족과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채무 사실을 폭로하거나,

자녀의 학교에 전단지를 뿌리겠다며 협박했다고 주장합니다.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는 A씨는 마지막 선택까지 고심했다고 말합니다.

A씨 / 불법 사금융 피해자
"돈을 갚아도 끝나는 게 아니에요. '이제부터 시작해 드릴게요' 한 다음에 추심을 하는 거예요. 솔직히 지금 정신과 다니고 있고 약도 처방 받고, 극단 선택도 두세 번 시도했었어요."

이런 불법 사금융 피해는 매년 늘고 있습니다.

(출처:서범수 국회의원실, 금융감독원)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금융감독원 신고 센터에 접수된 불법 사금융 피해 건수는 6천여 건으로, 5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협박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고되지 않은 사례는 이보다 휠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A씨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정확한 혐의 내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JIBS 제주방송 권민지(kmj@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