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김건희는 살인자” 소리치자, 아수라장 된 청문회
與, 의원직 제명 결의안 제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와 법제사법위가 1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과 검사 탄핵 관련 청문회를 각각 열었다. 하지만 청문회는 여야 간에 설전과 막말 공방을 벌이면서 충돌로 치달았다. 특히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열린 법사위의 검사 탄핵 조사 청문회는 국민권익위원회 국장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살인자” 공방이 벌어지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에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 사유를 뒷받침할 증거 등을 조사하겠다며 청문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지난달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별건 수사 의혹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는 민주당이 채택한 증인 20명 중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 등 3명만 출석했다. 탄핵소추된 김 검사를 비롯해 김건희 여사, 이원석 검찰총장 등 증인 대부분이 불출석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김 여사 등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오히려 청문회는 검사 탄핵과 관계없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담당했던 권익위 국장 A씨 사망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흘렀다. 권익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현) 권익위 수뇌부가 김 여사 명품 백 수수 등을 덮기 위해 강직한 공직자를 억울하게 희생시켰다”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이에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전 의원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본인은 그분 죽음에 죄가 없느냐”고 하자 전 의원은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윤석열이 (권익위) 국장을 죽인 거예요”라고 소리쳤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도 “김건희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고 가세했다. 결국 여야 의원 간에 삿대질과 고성이 이어지면서 청문회는 50분 만에 정회됐다.
이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전 의원이 면책특권 뒤에 숨어 용납할 수 없는 범죄적 막말을 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 의원의 극언은 이성을 상실한 패륜적 망언”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걸핏하면 공무원을 국회로 불러 윽박지르고 말 안 들으면 연금 박탈할 수 있다는 협박을 하는 등 공직 사회를 압박해 결과적으로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건 민주당”이라고 했다.
지난 9일 증인 불출석으로 2시간 만에 종료된 뒤 이날 2차로 열린 과방위 청문회에는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김 직무대행을 향해 방통위가 최근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을 졸속 심의했다며 “선임한 이사들의 이름을 말해보라”고 다그쳤다. 이에 김 직무대행이 “기억력 테스트 자리가 아니다. 잘 들리니 언성을 높이지 말라”고 하자, 노 의원은 “톤 조절은 내가 한다. 건방 떨지 말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팔짱을 끼고 웃거나 얼굴을 비비는데 답변 태도로 매우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직무대행은 “얼굴 비비는 것까지 뭐라고 하느냐”고 했다. 이후 최 위원장은 김 직무대행이 답변을 제대로 안 한다면서 형사 고발을 의결했다.
이달 초 민주당의 탄핵소추로 취임 이틀 만에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위원장은 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누가 오더(명령)를 줬느냐”고 하자 “면책특권으로 말을 하니 듣기는 하겠지만 오더를 받았다는 말은 모욕적”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사 선임 과정을 묻는 야당 질의에 “탄핵 심판 중이라 직무 부분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김현 의원은 “무능하고 무식하다”고 했다. 이훈기 의원이 “그럼 증인으로 왜 나왔느냐”고 하자 이 위원장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이다. 탄핵 중인데 (민주당이) 증인으로 불렀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역사관이 편향됐다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 “뉴라이트가 개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공영방송을 장악할 생각도 없고 MBC가 내 생각에 따라 편집을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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