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k’몰 폐업…중소 채널 위기 현실화
문구·생활용품 등 1020세대 인기 끌던 디자인상품 첫 전문 쇼핑몰
운영사 “경쟁력 약화로 운영 종료”…e커머스 재편 ‘신호탄’ 주목
국내 최초 디자인상품 전문 쇼핑몰인 ‘1300k’가 다음달 문을 닫는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e커머스 시장 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보이자 사업을 접는 것으로 풀이된다. 티메프 사태 이후 소비자와 판매자들의 대형 플랫폼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중소 채널들은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다.
1300k를 운영하는 NHN위투는 “커머스 사업의 운영 효율화와 수익성 제고의 일환으로 e커머스 플랫폼 1300k 및 연계 서비스(1200m, SOKOOB, wetooMRO)의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1300k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20일 이후 신규가입과 상품주문을 받지 않고 30일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판매자들에게도 영업 종료 사실과 함께 기존 판매대금 정산 일정을 통보했다.
NHN위투 관계자는 “최근 e커머스 사업 환경 등 다양한 요건을 고려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고 NHN위투의 다른 서비스는 계속 운영한다”며 “기존 파트너사 대금 정산은 정해진 일정에 맞춰 문제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1300k는 디자인 문구와 생활용품 등을 주로 판매하던 쇼핑몰로 2001년부터 운영됐고 2015년 NHN엔터테인먼트(현 NHN위투)에 인수됐다. 1020세대를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쿠팡과 다이소 등 다른 채널이 급성장하고 중국계 플랫폼들의 공세도 거세지며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N위투는 지난해 38억원 적자를 봤고, 2022년에도 3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1300k의 서비스 종료가 티메프 사태의 여파로 인한 e커머스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e커머스 전반에 대한 신뢰를 잃은 소비자와 판매자들이 대형 플랫폼으로 쏠리면 중소 업체들은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내놓은 대책의 핵심인 정산기한 단축, 판매대금 별도관리 의무화 등으로 중소 규모 플랫폼들이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e커머스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티메프 사태로 시장 양극화 속도가 빨라지면 1300k를 시작으로 중소 규모 업체들이 잇따라 사업을 정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매출 돌려막기로 버텨왔던 중소 플랫폼들이 본격적으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NHN위투 관계자는 “셀러들이 대형 플랫폼 입점을 선호하고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되며 라이프스타일 및 감성문구라는 특화된 상품군을 다루는 1300k의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판단했다”며 “티메프 사태의 직접적 여파보다는 당사 커머스 사업의 효율화 일환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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