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우울했는데 구세주 오셨다”…‘100조 회사’ 만든 경영귀재 영입에 스벅 주가 급등

김제관 기자(reteq@mk.co.kr),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8. 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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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CEO 선임에 주가 24.5% 급등
“엘리엇 등 행동주의 펀드 영향 끼쳐”
미국 시내의 스타벅스 매장. [로이터 = 연합뉴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시달리던 스타벅스가 17개월만에 사령탑을 교체했다. 새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요식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스타벅스 주가가 급등하는 등 취임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타벅스 새 CEO로 선임된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회장 겸 CEO가 그 주인공이다. 니콜 CEO는 멕시칸 그릴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를 시가총액 100조원 기업으로 키운 입지전적 인물로 ‘100조원의 사나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스타벅스는 지난해 3월부터 스타벅스를 이끌어온 랙스먼 내러시먼 CEO가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의 책임을 지고 17개월 만에 물러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요식업계의 인기스타인 니콜 CEO를 영입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 자리도 내줬다.

CEO 교체 소식에 스타벅스 주가는 하루 만에 무려 24.5% 급등했다. 상장 이후 하루 기준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반면 치폴레 주가는 7.5% 하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니콜 CEO는 2018년 취임 이후 경영 혁신을 주도해 치폴레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치폴레의 매출은 2배 가량 늘고 영업이익은 약 7배 증가했으며, 주가는 8배 상승했다고 스타벅스는 전했다.

니콜 CEO는 치폴레를 이끌기 전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피자헛과 타코벨 등 다른 요식업 기업에서도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요식업 성공 신화를 써왔다. 특히 타코벨과 치폴레에서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매장 운영을 개선하며 방문객 수를 늘린 능력이 주목받았다.

멜로디 홉슨 현 스타벅스 이사회 의장은 “브라이언의 경이로운 경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라며 “그는 풍부한 경험을 가져다주고, 혁신과 성장을 이끈 입증된 실적을 들고 올 문화 전달자”라며 환영했다.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도 “치폴레에서 브라이언의 리더십과 변화의 여정을 지켜보면서 오랫동안 그의 영향력에 감탄해 왔다”며 “소매 분야에서 탁월함과, 대단한 주주 가치를 전달한 그의 실적은 기업의 문화와 가치를 이끄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의 존경과 전폭적인 지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콜 신임 CEO는 “스타벅스에 합류하게 되어 기쁘다”며 “오랫동안 스타벅스의 상징적인 브랜드와 독특한 문화를 존경해왔다”라고 화답했다.

내러시먼 CEO는 즉시 사임하며, 니콜 새 CEO가 9월 9일 취임할 때까지 최고재무책임자(CFO) 레이첼 루게리가 임시 CEO를 맡게 된다고 스타벅스는 밝혔다.

스타벅스 실적은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매출 감소, 불매운동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스타벅스는 지난 4월 실적 전망을 두 번째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고가 논란으로, 중국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매출이 줄었다. 내러시먼 CEO가 드라이브스루와 모바일 테이크아웃 위주의 변화를 시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 2분기 동일 매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다.

이스라엘 정부와 군에 자금을 대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슬람권 국가 등에서 불매 운동 직격탄을 맞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월 내러시먼 CEO 취임 이후 스타벅스 주가는 지난 12일 기준 22% 떨어졌다. 같은 기간 S&P500이 36% 이상 상승한 것과 상반되는 수치다.

CEO 교체에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WSJ은 분석했다. 스타벅스에 판매 둔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해온 엘리엇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니콜의 선임을 환영한다. 이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헤지펀드인 스타보드 배류도 최근 스타벅스 지분을 확보해 주가 부양을 위한 경영혁신을 요구해왔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홈슨 의장은 CEO 교체가 행동주의 투자자들과 논의한 결과는 아니라고 밝혔다.

사임한 내러시먼 CEO는 글로벌 음료기업인 펩시에서 글로벌 최고사업책임자(CCO)를 지내고, 스타벅스 CEO로 임명되기 직전에는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인 레킷벤키저 CEO를 역임했다.

인도계 미국인인 내러시먼 CEO는 취임 전 매장에서 40시간의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스타벅스의 상징인 녹색 앞치마를 두르고 매장 근무도 하는 등 의욕을 보였으나 실적 반등에 실패하며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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