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경제] 폭염에 울고 웃고…날씨의 경제학

오아영 2024. 8. 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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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가치 있는 소비를 위해 생활 속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같이경제 시간입니다.

요즘 같이 해가 쨍쨍한 날에는 빵집에서 어떤 빵이 잘 팔릴까요?

기온이 27도 이상 맑은 날씨에는 샌드위치가 잘 팔리고, 비가 오는 20도 안팎의 날씨에는 피자나 소시지빵 등 기름기 많은 빵이 잘 팔린다고 합니다.

한 식품업체의 조사 결과로, 날씨에 따른 구매 심리를 분석해 제품 발주에 참고한다고 하는데요.

최근 더 강하고 길게 이어지고 있는 폭염도 경제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모두 휴가를 떠나는 7월 말에서 8월 초는 유통가 비수기로 꼽히는데요.

요즘처럼 실외활동이 어려울 정도의 불볕더위에는 오히려 백화점 혹은 쇼핑몰로 휴가를 간다는 '백캉스', '몰캉스' 족이 늘면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겨냥해 롯데백화점은 대구점, 상인점 문화센터의 여름 강좌수를 1.3배 늘리고, 8월에만 진행하는 특강을 확대했습니다.

이랜드 리테일은 오는 20일까지 장보기 특가 행사 등 여름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대구 신세계는 지하 식품관을 리모델링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폭염은 직·간접적으로 사회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2018년 폭염이 자연재난으로 지정됐죠.

이때 자료를 분석했더니 폭염일수 증가로 온열질환자도 급증했는데, 저소득층이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후변화리스크연구단의 2020년 폭염영향 보고서를 보면요.

소득계층별 만 명당 온열질환 발생률은 저소득층이 13.8명으로 고소득층의 3배였습니다.

특히 폭염이 심했던 2018년 저소득층 온열질환 발생 상위 20개 지역 중 경북이 4곳으로, 전북 다음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폭염에 의해 근로자의 열 스트레스가 증가함에 따라 작업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2018년 폭염으로 근로자의 업무효율이 13% 이상 감소했고, 온열질환 발생이 높은 직업군은 25% 넘게 줄었습니다.

8시간 근무를 가정하면 손실 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51만 시간으로 분석됐습니다.

농축수산물 영향도 심각합니다.

폭염으로 농축수산물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 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요.

배추의 경우 하루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가격이 290원가량 오르는데, 월 평균 기온 1.8도가 오르자 가구당 가계소비 지출액이 최대 천4백 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거시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전 세계적인 전망은 더 암울합니다.

지난해 폭염으로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0.6%p가량 떨어졌다는 추정이 나왔는데요.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덥기 때문에 0.8%p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기업투자와 가계소비, 정부 지출 분야 등에서 구체적으로 보면요.

기업들은 에너지 비용이 증가하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큰데요.

국제노동기구는 더위로 인해 2030년까지 최대 전일제 일자리 1억 3천6백만 개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가계 소비 측면에서는 근로소득 감소로 소비가 줄어드는 데다, 냉방비와 의료비 지출이 늘면 다른 소비가 줄면서 소비 기반을 약화 시키게 됩니다.

이런 민간 부문 생산성 감소는 세수를 줄이는 반면, 공공보건 서비스 등의 지출은 늘어 정부의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해마다 심해지고 있는 폭염이 매년 여름이 포함된 3분기에 글로벌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계절적 요인으로 고착화 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폭염.

이런 극한 기후는 기후변화로 인한 것인 만큼 기후변화 적응 대책뿐만 아니라, 온실가스를 줄이는 완화정책에 대한 전 세계적인 고민도 시급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같이경제, 오아영이었습니다.

그래픽:김현정

오아영 기자 (a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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