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K] 120억 짜리 텅 빈 캠핑장…“운영자 못 구해 ‘방치’”

진유민 2024. 8. 1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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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전북지역 각 시군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풀뿌리 K, 전북 동서남북 순섭니다.

김제시가 120억 원을 들여 대율저수지 인근에 오토캠핑장을 조성했는데요.

1년이 지나도록 운영될 기미가 없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진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제 대율저수지와 맞닿은 캠핑장 부지.

4만 3천 제곱미터 규모로 차량 50대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대형 자동차 야영장입니다.

김제시가 지난해 6월 공사를 끝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캠핑장 내부는 텅 비었고, 사용 흔적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120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대규모 캠핑장을 조성했지만 1년째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제시가 준공이 끝나고서야 뒤늦게 민간 위탁을 결정했는데, 한해 1억 5천만 원에 달하는 위탁 수수료가 비싸다며 캠핑장을 맡겠다는 민간 업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섯 차례 모집 공고에도 운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방치된 캠핑장엔 벌써 시설 일부가 파손되기까지 했습니다.

[전성진/캠핑장 인근 카페 운영 : "(캠핑장이 저희 카페와) 같이 공사를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원래 오픈(개장)을 일찍 하기로 했는데 안 돼서 아쉬운 부분이 있고, 저희는 정해진 줄 알았어요 사람이(운영자가)."]

급기야 20% 가까이 위탁료를 감액한 김제시.

조만간 또다시 여섯 번째 운영자 모집에 나설 계획인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김제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일단 민간 위탁 운영을 위해서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을 좀 마련하고요. 최후적으로 안 되면 직영할 것도 지금 검토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예산을 들이면서도 적절한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 없이 성급하게 사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유민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방치된 120억 자리 오토캠핑장…이유는?

[앵커]

네, 이번에는 김제 대율유원지 자동차 캠핑장 문제를 여러 차례 취재한 김제시민의신문 홍성근 편집국장을 화상으로 연결해 방치 원인과 활성화 대책에 대해 자세한 내용, 짚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국장님, 요즘 웬만한 캠핑장은 주말 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매우 인기가 높죠.

김제시도 이러한 기대를 하고 캠핑장을 조성했을텐데요.

캠핑장 위치를 대율저수지 인근으로 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홍성근 당초 김제시는 김제시민뿐 아니라 전주와 혁신도시 등의 주민을 겨냥해 전주시와 인접한 대율저수지로 캠핑장 위치를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캠핑장에서 야영하면서 저수지가 보이는 곳은 전체 50여 개 중 한두 곳에 불과합니다.

또 차량통행이 잦은 국도 1호선과 붙어있어서, 특히 야간에 소음이 심합니다.

그렇다고 방음벽을 설치하는 것은 캠핑장과 어울리지 않고요.

그늘도 없어서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는 그대로 폭염에 노출돼 찜통더위를 체험해야 합니다.

[앵커]

앞서 보도됐지만 대율유원지 자동차 캠핑장이 준공한지 1년이 넘었는데, 정작 김제시민들은 새로운 캠핑장이 조성됐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답변]

홍성근 홍보가 되지 않아 그렇다고 봅니다.

시에서는 이곳을 홍보한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 결과 120억 넘게 돈을 투입해놓고 답이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준공하고 지난해 여름에 잠깐 시범운영을 했지만, 자연을 즐기고자 하는 캠핑장으로서의 매력은 없었습니다.

[앵커]

국장께서는 대율유원지 캠핑장 조성사업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두고 여러 차례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왜 이런 일이 생겼다고 보십니까?

[답변]

홍성근 입지 선정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공무원들의 늑장 대응도 큰 몫을 했습니다.

공사 공정에 맞춰 동시에 행정절차가 이행됐더라면 정식 개장을 앞당길 수 있었으나, 준공 이후에 관련 조례를 입법 예고하는가 하면, 공고도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대부분은 국비 확보에 대해 효과를 따지기보다 액수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액 국비로 사업을 한다해도 효과나 향후 운영비를 고민해야 하는데, 국비 확보에만 급급하다 보니 자칫 전시행정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율저수지 캠핑장 조성사업을 위해 국비 30억 원을 확보했으나, 시비는 이미 국비의 3배가량인 91억이 넘게 투입됐고, 시설보강 등으로 앞으로 얼마가 더 투입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국비 확보를 무조건 환영할 게 아니라 사업효과를 꼼꼼히 제대로 분석해서 이처럼 독이 되는 국비는 받지 말아야 합니다.

[앵커]

이런 지적에 대해 김제시는 어떤 입장인지, 그리고 방치된 캠핑장이 앞으로 활성화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도 같이 짚어주시죠.

[답변]

홍성근 김제시 담당 부서는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는 입장입니다.

캠핑장이 지난 5차례의 공고에도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김제시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조례를 개정해 시 직영으로 하는 방법과 원래대로 민간위탁으로 하는 방법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듯 합니다.

시의 고민의 길어질수록 캠핑장의 방치는 지속할 수밖에 없고요,

취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공직자들이 시민의 혈세를 내 돈처럼 소중히 여기고 아껴 쓰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신속하고 공정하게 위탁자를 선정해 김제시민뿐 아니라 인근 전주시민도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서 홍보해야 할 듯 합니다.

[앵커]

네, 김제시가 120억 원을 들여 조성한 대율유원지 자동차 캠핑장이 더는 세금 낭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대로 된 활성화 방안이 빨리 마련되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진유민 기자 (realj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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