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어르신·TV”…연설서 한국식 표현 쓴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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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주민들에게는 쓰지 말라고 했던 우리 한국식 표현을 정작 김정은이 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남한 말을 쓰는지 단속하면서 처벌까지 하더니, 김정은 본인은 예외였나 봅니다.
박수유 기자입니다.
[기자]
압록강 수해민을 방문해 연설을 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그런데 김 위원장의 연설문에 북한에서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이 등장했습니다.
[조선중앙TV]
"수해 지역 주민 여러분!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수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우리 당과 정부가 취하는…"
'동지'나 '인민'이 아닌 '주민'이란 말을 쓴 겁니다.
노인, 늙은이라는 북한식 표현 대신 '어르신'이라는 단어와 '텔레비죤' 대신 우리나라나 서양에서 쓰는 약자 'TV'도 등장했습니다.
[조선중앙TV]
"연로한 어르신들과 병약자들, 영예군인들과 어린애 어머니들도… 공공장소들에 TV도 놓아주며…"
한 때 북한에서는 TV라고 말하면 서양 외세를 추종한다며 당국에 신고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해 7월)]
"텔레비죤 무대 신념의 외침을 비롯한 혁명전통교양 주제의 예술작품들과…"
남한식 표현을 엄격히 금지해 온 김 위원장 본인이 이런 단어들을 쓰는 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고영환 / 국립통일교육원장]
"김정은 자신이 한국의 출판물들과 텔레비전을 상시적으로 보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일부 한국식 표현을 사용한 만큼 앞으로 북한 사회에서도 이런 단어들이 종종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
영상편집 : 조아라
박수유 기자 aporia@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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