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메라]각서 쓰고, 안 사고, 막고…찬밥 신세 된 전기차

장호림 2024. 8. 1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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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화재 사건 이후 전기차에 대한 공포감이 퍼지고 있는데요.

주차하려면 각서를 쓰라거나, 아예 출입을 막는 곳까지 생겨났습니다.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차주들이 부당한 차별을 겪고있단 반응도 나오는데요. 

경제카메라, 장호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효율적인 연비와 유지비에 4개월 전 전기차를 구매한 직장인 A씨. 

인천청라 아파트 화재건으로 충전 따로, 주차 따로 신세가 됐습니다. 

[전기차 차주 A 씨]
"지하3층, 지하 4층에만 충전하는 곳이 있습니다. (충전 완료 시) 지상으로 안전을 위해서 주차 이동을 좀 해달라는. (일부러) 차 없는 쪽에 데려고 하는 편입니다."

전기차 주차를 둘러싼 입주민 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각서'까지 등장했습니다. 

화재 발생 시 피해 책임에 동의 해야만 전기차 지하 주차가 가능합니다. 

[아파트 동대표]
"주민 찬반 묻고 동 대표 의결해서 그렇게 하자. 민형사상의 책임은 본인들이 다 진다고 각서 쓰신 분들은 (지하 주차장) 들어가고 있어요."

전기차 출입을 제한하는 병원, 주차타워 등의 건물이 속속 등장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병원 관계자]
"(전기차는) 지하는 안 돼요. 예. 이번 화재 때문에"

[주차타워 관계자]
"저희 전에는 (전기차 주차) 했었는데 그게 이제 막 고장이 나고 문제가 되다 보니까 이제 저희도 이제 좀 안 받게 됐죠."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한국의 중요 미래 먹거리라 불리는 전기차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번진 '전기차 포비아'로 중고차 시장엔 내놓은 전기차 접수 매물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한 중고차 업체엔 일주일 만에 전주 대비 184%나 증가했습니다.

전기차 신차 계약 취소 역시 배로 늘어난 상태.

[대리점 관계자]
"취소는 많이 되고 있습니다. 이거 화재 때문에 그걸 보시고 이제 망설이는 거죠."

취소하는 차량에, 차량 대기 순번이 빨라지지만 받기도 고민이라는 글이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합니다.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방용품 문의는 급증했습니다. 

[손진영 / 소방용품 업체 관계자]
"기존에 1~2건 정도 있었던 문의전화가 하루에 10건에서 20건 정도 약 10배 이상 늘었고요."

전문가들은 마녀사냥식 전기차 배척은 사회적 갈등만 야기할 뿐 사태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이호근 /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전기차가 화재가 발생했다라고 손가락질을 받는다거나 비난을 받는다거나 이런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불안감을 불식할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경제카메라 장호림입니다.

장호림 기자 holic@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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