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재난도우미’…폭염 취약계층 대응 부실
[KBS 부산] [앵커]
취약계층이 폭염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하고 긴급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는 '재난도우미'를 확보해 운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정작 재난도우미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대응 지침이나 체계적인 교육도 없습니다.
'폭염 재난' 기획 보도, 오늘은 허울뿐인 재난도우미 실태를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홀몸 노인이 살고 있는 집을 찾은 재난도우미.
폭염 속 안부를 묻습니다.
["선풍기는 왜 안 트십니까?"]
건강관리 수칙과 행동 요령도 안내합니다.
["더울 때는 외출 삼가시고…."]
재난도우미는 폭염 때 취약 계층의 안부를 확인하고 긴급 대응하는 역할을 합니다.
[윤양한/재난도우미 : "위급한 상황이라면 바로 병원으로 모셔가서 처치하고 안 그런 경우에는 우리 주민센터와 연계해서 조치를…."]
정부는 폭염 대책으로 2006년 재난도우미를 처음 도입했습니다.
현재 부산에만 4만 7천여 명, 전국에 78만 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지자체는 지역 자율방재단과 이·통장, 공무원 등 기존의 취약계층 관련 인력을 몽땅 재난도우미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재난도우미'라는 이름만 새로 하나 더한 셈입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기준이 내려온 게 없다 보니 저희 같은 경우에는 정말 폭염 실무 담당하시는 분들만 이렇게 좀 넣었는데…."]
이렇다 보니 취약계층 폭염 피해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취약계층 관리가) 하루에 다 되는지는 그렇게 구체적인 부분은 저도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상황이 이렇지만 행정안전부는 재난도우미 관리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매년 지자체에 재난도우미 현황 제출만 요구할 뿐 전체적인 관리, 활용 방안이나 교육 방법 등 구체적인 지침은 없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음성변조 : "명시적인 별도의 것은 그렇게 있는 게 아니고…. 이통장 교육, 지역 자율방재단 교육 이런 거 할 때 저희가 폭염도 교육을 하고 있고요."]
[윤성호/행림복지연구원장 : "사회적 위기도 바뀌었고 재난의 어떤 형태도 바뀌었지만, 대응 체계는 예전과 별로 달라진 것들이 없는 그런 흐름에서 계속 이어져 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미국 필라델피아시는 재난도우미가 폭염 고위험군을 파악하고, 현장에서 확인할 10가지 점검 사항과 비상 상황 시 대응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지침을 만들어 놨습니다.
취약계층에 더 가혹한 폭염.
폭염이 재난이 된 기후위기 시대에 맞춘 세심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조양성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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